삼성의 미래, 갤럭시S6에 달린 이유

데스크 칼럼입력 :2015/03/01 13:00    수정: 2015/03/02 07:27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6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 개막에 앞서 2일 새벽(한국시간) 베일을 벗는다.

갤럭시S6는 지난 2010년 6월 첫 '갤럭시 시리즈' 출시 이후 세상 빛을 보는 여섯 번째 작품이다. 하지만 갤럭시S6가 갖고 있는 함의는 단순히 바뀐 시리즈 넘버만을 뜻하진 않는다.

갤럭시S6의 어깨에는 향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개를 들어 보면 경영권 승계와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는 삼성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첫 가늠자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갤럭시S6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과 미래를 밝히는 회심의 역작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다. 그러나 전광석화처럼 변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여전히’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 아이폰6의 성공으로 순항 중인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이미 삼성전자를 뛰어 넘었다. 무엇보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업계 영업이익의 90%를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적수는 애플만 있는 게 아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는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등 현지 업체에 1위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중저가 라인 확대 전략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지난 3년간 삼성전자는 홀로 뛰었다. 그러나 이젠 모든 게 바뀔 수 있는 변곡점에 서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오랜 싸움을 벌여온 삼성전자에겐 이번 경주는 자존심을 넘어 그야말로 목숨을 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2003년 삼성은 노키아, 모토로라에 이어 세계 휴대폰 3강 구도에 처음 진입했다. 첫 휴대폰을 출시한지 15년 만에 이룬 업적이다. 2012년엔 노키아까지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이어진 휴대폰/스마트폰 전쟁에서 삼성은 지칠 만큼 지쳤다.

이 바닥에선 한 순간의 안주와 자만은 곧 나락으로의 추락을 뜻한다. 제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패배한 것과 진배없다. 한번 뒤처지면 결코 다시 따라잡을 수 없다.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속도가 빛처럼 빠르고 기존 시장의 룰을 깨뜨리는 파괴자들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전자에게 무릎을 꿇었던 노키아, 모토로라가 모두 그랬다.

갤럭시S6는 스마트폰 사업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전 사업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역량이자 고리다. 반도체와 TV 가전의 위상이 커지고 있지만 무선(IM) 사업이 차지하는 상징과 무게를 넘어설 순 없다. 전체 매출과 이익 측면에선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휴대폰은 첨단 IT기술이 하나로 집약된 모바일 산업의 총아다. 연간 10억대가 넘는 매스(Mass) 프로덕트라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브랜드 영향력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갤럭시S6에 삼성의 미래가 달린 이유다.

갤럭시S6에는 삼성의 혼이 담긴 혁신 사업이라는 결연함도 배어있다. 삼성전자 창업 이래 B2C 사업에서 선진 글로벌 경쟁자들을 기술력으로 악착같이 쫓아가 정상에 오른 것은 휴대폰이 최초다. 삼성전자는 80년대 도시바 상표를 빌려 처음 무선 카폰을 만들었다. 무선통신 기술이 미천하던 시절이었다.

이후 1988년 삼성은 첫 휴대폰 'SCH-100'를 세상에 내놓는다. 햇수로 역산하면 27년 전이다. 씻어내기 어려운 손때가 묻고 애환이 담긴 사업이 바로 휴대폰이다. 오늘날 ‘갤럭시S6 ’ 역시, 과거 불량제품 화형식이나 옴니아 사태와 같은 수 많은 시행착오가 없었다면 결코 빚어낼 수 없는 노작과도 같은 존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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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6는 먼저 프리미엄 리딩 제품으로 올 한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 과거 갤럭시S3의 성과를 뛰어넘어서야 함은 물론이다. 갤럭시S3는 2012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을 따라 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작품이었다.

갤럭시S6는 또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불확실성을 불식시켜야 한다. 사업구조 개편과 실적 하락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를 반전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선 와병중인 아버지 시대 쌓아 올린 공을 지키고, 다시 치고 나가야 하는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사업이 더 이상 지지부진해 진다면 이 부회장도 새로운 리더십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갤럭시S6 언팩 행사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