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파손' 내달 13일 첫 공판준비기일

조성진 LG전자 사장, 쟁쟁한 판·검사 출신 변호인단 꾸려

일반입력 :2015/02/24 15:19    수정: 2015/02/24 15:21

정현정 기자

지난해 9월 독일에서 발생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내달 본격적인 공판준비 절차에 들어간다. 이를 앞두고 LG전자는 전직 판·검사 출신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을 꾸리고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윤승은 부장판사)는 내달 13일 삼성전자 세탁기 고의파손 혐의로 고소된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이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목록을 정리하는 절차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추후 공판 기일을 정하게 된다. 공판 준비절차는 공개가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다. 또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조성진 사장 사건을 형사합의29부에 배당했다. 이 사건은 법원이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재정합의 결정을 내리면서 단독재판부가 아닌 합의부에 배당됐다. 재판장을 맡은 윤승은 부장판사(연수원 23기)는 서울중앙지법 사상 최초의 여성 형사합의부 재판장이다.

본격적인 공판 절차에 앞서 조 사장은 정병두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법인 인, 공존, 엘켕비앤파트너스 소속 변호사 7명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이들 법무법인은 대기업 관련 사건에 익숙한 김앤장, 태평양, 화우, 광장 등 대형 로펌이 아닌 변호사 10명 내외에 소형 로펌이지만 판·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함윤근 법무법인 인 대표변호사(21기)는 '효성그룹 미국 부동산'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부장검사 출신이다. 같은 법무법인 소속 권창범 변호사는 저작권법 전문으로 KT와 채널A, 미래부, 방통위,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으며, 제1회 변호사 시험 출신 차민정 변호사도 포함됐다.

법무법인 인은 김진태 현 검찰총장이 지난 2013년 4월 대검찰청 차장직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그 해 7월부터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법무법인 공존 소속의 금태섭 변호사(24기)도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금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대검연구관을 지낸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대선 캠프와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등으로 활동했지만 지난해 7.30 재보선 공천 이후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LKB&파트너스는 부장판사 출신 이용구 변호사(23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19년 동안 근무했다. 특히 이번 재판을 맡은 윤승은 부장판사와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2010년부터 사법연수원 교수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같은 법무법인 소속으로 이 변호사를 보좌하는 서형석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32기다.

검사장 출신 정병두 변호사(16기)는 검사 시절 '용산참사'와 'PD수첩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정 변호사는 검찰 인사·예산을 다루는 법무부 검찰1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법무부 법무실장, 춘천·인천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치고 대법관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3년 2월 검사 생활을 마감하고 4월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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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삼성전자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4 개막을 앞두고 조성진 사장 등 LG전자 임직원들이 자툰 슈티글리츠, 자툰 유로파센터 등 매장 두곳에 진열된 세탁기 2대를 파손했다고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본격화 됐다.

지난 15일 검찰이 사건에 연루된 조 사장 등 LG전자 임원 3명을 재물손괴·명예훼손·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면서 5개월 간 지속된 세탁기 파손 논란은 결국 법정다툼으로 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