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번호이동 3분의 1로 급감…왜?

일반입력 :2015/02/24 14:31    수정: 2015/02/24 16:09

대목으로 여겨지던 설 연휴 이동통신 시장이 올해는 수면 아래에서 긴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아래에서 규제당국의 조사가 강화되고 이통사의 지원금 축소, 움츠러든 소비 심리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번호이동 건수는 6만2천350건(알뜰폰 제외)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만건을 겨우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달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가 2만4천 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수 유통가가 문을 닫는 설 연휴라고 하더라도 예상 밖의 수치다.

특히 지난해 설 연휴와 비교하면 올해는 대목이 아니라 쪽박이라고 해도 될 수준이다. 지난해 설 연휴 4일간 번호이동 건수는 11만8천100건으로 하루 평균 3만명에 육박했다.

즉, 번호이동 시장만 두고 본다면 지난해 설 연휴 이통시장이 올해보다 3배 정도 활기를 띄었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에서 설 연휴 기간은 대표적인 대목이다. 졸업과 입학 시즌을 끼고 있어 휴대폰 교체 수요도 이례적으로 높아지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이통사들의 단말기 공시 지원금이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마저 무너진 점은 있지만, 유통망에 지급되는 수수료(리베이트) 증액으로 언제든지 가입자 유치를 위한 반짝 세몰이도 가능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정부의 이중삼중의 '보이지 않는 손'이 유통가를 꽁꽁 얼어붙게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실조사가 진행중이어서 통신사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장기간의 연휴가 내수 시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기기변경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번호이동 가입 유형이 줄어든 점도 작년과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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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번호이동 건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 안정화로 볼 수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냉각기가 길어질수록 대기 수요도 축적된다”면서 “시장이 서서히 회복되지 못하면 지난해 이통시장 대란처럼 일시에 가입자가 몰리는 대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