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퀀텀닷 TV, 시장 확대될까

소비자 구매 '머뭇'…EU 위험물질 규제 완화

일반입력 :2015/02/18 09:42    수정: 2015/02/18 10:16

이재운 기자

‘흥행’과 ‘외면’ 사이. 퀀텀닷(양자점) TV가 서 있는 위치다. 제조사들이 야심차게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자칫 ‘반짝’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TV 제조사들이 퀀텀닷 기술 기반 TV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퀀텀닷 TV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실제 구매 여부에 대해서는 머뭇거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표적 '고관여' 제품...깐깐해진 소비자들

그럼 망설이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고가형 프리미엄 TV 시장의 특수성을 꼽는다. 큰 돈을 지불해야 하고, 한 번 사면 수 년간 바꾸지 않는 대형 평면 TV의 특성상 구매의향자들은 다른 시장에 비해 상당한 양의 정보를 수집하는 이른바 ‘고관여 제품’의 특징이 나타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2013년부터 본격화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에 대해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를 갖고 있다. 기존 LCD 기반 디스플레이 제품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OLED를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55인치 이상 대형 TV 매출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11%를 차지해 처음으로 두 자리숫자를 넘어섰다. 특히 대형 TV 시장에서 65%를 차지하고 있는 55인치 제품군에서는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당초 높은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제조사의 프로모션과 수율 개선 등으로 기존 LED 방식 UHD TV와 가격차가 30% 정도로 좁혀지면서 판매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OLED TV가 처음 출시됐던 2013년에는 55인치 제품이 1천만원대 가격이었지만 최근 300만원대로 떨어졌다.

EU의 규제완화…시장 확대 기회는 있다

다만 퀀텀닷 TV 시장에도 기회는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퀀텀닷 기술의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온 카드뮴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위험물질 제한과 관련된 규정인 RoHS2의 전자기기 지침에 예외 조항을 허용한 것.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퀀텀닷을 이용한 LED 색상 변환은 에너지 효율과 색상 성능 측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고, 이미 디스플레이 제품에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조명 용도로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스플레이에 퀀텀닷을 사용하는 것은 에너지 소비가 적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디스플레이 조명용 카드뮴 기반 반도체 나노크리스탈 퀀텀닷 다운시프트에 카드뮴을 사용하는 것은 2018년 6월30일까지 금지 조항의 예외 적용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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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퀀텀닷 TV 관련 가격이 낮아지고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특히 퀀텀닷 필수 물질에 들어가는 카드뮴 소재 때문에 기술 확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체 물질을 개발할 필요 없이 기존 방식으로 제품 생산을 계속할 수 있어 가격 인상요인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QD비전 등 관련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시장조사업체 터치디스플레이리서치의 제니퍼 콜그로브 최고경영자(CEO) 겸 수석연구원은 이같은 EU의 결정을 통해 2025년까지 20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시장에서 QD비전 등 주요 소재 업체들은 그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며 “퀀텀닷 기술은 최근 LCD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