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간 삼성-LG 장외 여론전 가열

삼성, LG 동영상에 "사실 왜곡" 블로그 반박

일반입력 :2015/02/17 11:18    수정: 2015/02/17 11:22

정현정 기자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세탁기 파손 논란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넘겨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장외 여론전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LG전자가 기소된 조성진 H&A 사업본부 사장의 세탁기 파손 관련 해명 동영상을 공개하자 삼성전자는 해당 동영상이 사실을 명백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7일 공식 블로그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검찰이 고의 파손 혐의를 인정해 이미 법원에 기소한 사안인 만큼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등 대응을 자제했지만 이 동영상은 의도적으로 사실을 명백하게 왜곡하고 있어 그와 관련한 정확한 사실을 설명드리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공식 입장을 게재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이같은 행위가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통상적 과정이라는 LG전자의 주장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매장에 진열된 제품은 소비자들을 위한 것으로 세계 어느 가전회사도 매장에 진열된 경쟁사 제품으로 성능 테스트를 하지는 않는다”면서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면 제품을 구매해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이며 더구나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난 제품을 테스트한다는 것은 억지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LG전자가 공개한 현장 영상 역시 의도적으로 편집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LG의 주장을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는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장면 바로 뒤에 세탁기 파손 장면을 클로즈업해 마치 파손 현장을 프로모터들도 보고 있던 것처럼 영상을 편집해 왜곡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체 영상을 보면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장면과 조 사장이 세탁기를 파손하는 장면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있으며, 세탁기 문을 파손할 당시에는 저희 프로모터나 매장 직원들이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조 사장이 제품을 파손하고도 말없이 현장을 떠난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몰아세우면서 “통상적인 제품 사용환경 테스트”라는 LG전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영상에서 조 사장은 세탁기 문을 연 채 두 손으로 체중을 실어 힘껏 누르고 있다”면서 “체중 80kg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굽혀가며 세탁기 문을 여러 차례 누르는 행위는 ‘통상적 테스트’의 범위를 넘어서 ‘목적이 분명한 파손 행위’이며, 이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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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LG전자는 지난 16일 유튜브를 통해 독일 슈티글리츠 가전판매점에서 녹화된 CCTV 영상과 “고의성이 없었다”는 해명이 포함된 8분45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여론전에 나섰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이 조 사장을 재물손괴·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면서 사건은 재판에 넘겨진 이후다.

이번 사건은 삼성전자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4 개막을 앞두고 조성진 사장 등 LG전자 임직원들이 자툰 슈티글리츠, 자툰 유로파센터 등 매장 두곳에 진열된 세탁기 2대를 파손했다고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본격화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