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드론 배송, 진짜 못하는 걸까?

美 FAA, 새 규정서 가시비행 강조…확정땐 불가

일반입력 :2015/02/16 17:53    수정: 2015/02/17 09:3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아마존의 야심작인 '드론 배송'을 결국 못하게 되는걸까?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15일(현지 시각) 마침내 드론 운행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 테크크런치, 포브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예상보다는 규제 강도가 약한 편이지만 FAA 초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드론 배송 같은 혁신 서비스는 하기 힘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규정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속단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새 규정은 55파운드(약25kg) 이하 기기를 드론으로 정의했다. 또 낮에만 조종할 수 있으며 야간 비행은 금지된다. 고도는 500피트(약 150미터), 속도는 시속 100마일(160km/h) 이하로 제한된다.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조종 면허를 보유한 사람으로 제한하려는 조치는 적용하지 않았다. FAA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비행기 조종면허를 보유한 사람만 드론을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 핵심 쟁점은 가시 비행과 '한 번에 한대씩 운행'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생각보다는 규제 강도가 좀 약한 편이다. 하지만 드론을 상업화하려는 업체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아마존이 야심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드론 배송 같은 서비스는 FAA의 새 규정 하에선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규정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일단 드론에 카메라를 부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때는 드론이 늘 시야에 들어와 있어야 한다. 쌍안경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규정 때문에 사진, 검색 및 구조, 군중 관찰을 위한 용도로는 쓰지 못하게 됐다.

특히 이슈가 되는 것은 가시 비행(line-of-sight flights)만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이 규정이 드론 스타트업들에겐 중요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규정에서 이슈가 된 부분은 또 있다. 한번에 드론을 한 대씩만 운행하도록 한 것. 이 두 규정이 적용될 경우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같은 배송 서비스는 할 수가 없다.

당연히 아마존 측은 유감이란 입장이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아마존은 FAA의 새 규정이 적용되기까지는 1, 2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그 때가 되면 미국에선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아마존 측은 또 이 서비스를 허용하는 규정이 있는 곳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미국 이외 지역에서 먼저 프라임 에어 택배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다.

■ 첫 규정은 상식 강조…향후 혁신 허용 쟁점될 듯

그렇다고 해서 아마존의 드론 배송이 전면 금지될 것으로 보긴 힘들다. FAA 역시 이제 첫 발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술 검토 및 여론 수렴 과정에서 드론 배송의 최대 걸림돌인 '가시 비행' 조항을 폐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AA가 ‘가시 비행’을 강조한 것은 안전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드론이 날아다닐 경우 안전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첫 규정을 마련한 FAA는 이런 상식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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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역시 이런 부분을 짚었다. FAA가 이번에 상식과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드론 배송이나 서드파티 앱 같은 혁신에 대해선 다소 폐쇄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입법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앞으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