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파손' LG 현장 CCTV 공개 '초강수'

조성진 사장 "개인과 회사의 명예를 위해 공개"

일반입력 :2015/02/16 12:00    수정: 2015/02/17 07:33

정현정 기자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에 연루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검찰에 기소된 가운데 LG전자 측이 주요 증거물인 독일 가전 매장 내 CCTV를 전격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LG전자는 16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LG전자 조성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8분45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하고, 조성진 사장 명의의 성명 자료를 함께 배포했다.

조성진 사장은 성명에서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해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경쟁회사의 제품을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에 대한 혐의 유무는 재판을 통해서 밝혀지겠지만 저는 지난 40년간 세탁기 개발에 힘써 온 제 개인의 명예는 물론 제가 속해 있는 회사의 명예를 위해서 현장 CCTV를 분석한 동영상을 공개하려고 한다면서 기업의 신용은 한번 타격을 입으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다시 회복하기가 매우 어려운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동영상에는 현장에서 조 사장 일행이 세 차례에 걸쳐 문제가 된 삼성전자 '크리스탈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를 테스트하는 장면과 매장 내 동선, LG전자가 동일한 환경에서 해당 제품을 테스트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조 사장은 제가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독일 가전제품 판매점에는 저와 함께 출장을 갔던 일행들은 물론 수많은 일반인들도 함께 있었고 바로 옆에서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만일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테지만, 저와 제 일행들이 1시간 넘게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삼성전자 직원들은 아무런 제지나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저의 행동으로 인해서 불필요한 논란이 생긴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저는 이후에도 기업의 성공과 대한민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조성진 사장을 재물손괴·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면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소전은 결국 법정으로 넘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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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4 개막을 앞두고 조성진 사장 등 LG전자 임직원들이 자툰 슈티글리츠, 자툰 유로파센터 등 매장 두곳에 진열된 세탁기 2대를 파손했다고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본격화 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조성진 사장과 LG전자는 통상적인 제품 사용환경 테스트를 진행한 것일 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사실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