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기차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나

WSJ, "1년째 추진" 보도…엔지니어만 수백명 참여

일반입력 :2015/02/14 12:16    수정: 2015/02/14 15:5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21세기 첫 15년은 애플의 시대였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기술 뿐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 바꿨다. 덕분에 애플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7천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에게도 고민은 적지 않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아이폰을 대체할 또 다른 혁신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서서히 포화 상태를 향해 가고 있어 시간이 많은 편도 못 된다. 게다가 애플이 아이폰을 이을 혁신 상품으로 내놓은 아이패드는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아이폰 동력이 살아 있을 때 성장 속도를 더해 줄 '넥스트 빅싱(next big thing)'을 마련하는 것. 그게 애플의 또 다른 고민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차세대 혁신' 대상으로 TV가 아닌 자동차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거대한 명칭으로 1년 째 준비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는 보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 시각) 애플이 ‘타이탄’이란 프로젝트 명으로 전기차 개발 작업을 1년 째 계속해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1년 여 전 승인했으며 현재 관련된 인력 만도 수 백 명에 이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 구글 자율차 프로젝트 파트너 거론되는 업체와도 접촉

보도 내용도 굉장히 구체적이다. 애플은 고급 자동차 제작을 위해 마그나 스타이어를 비롯한 세계적인 업체들을 연이어 접촉했다는 것. 특히 캐나다 자동차 공급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날 자회사인 마그나 스타이어는 구글의 자율 주행 차량 제작 파트너로 거론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다.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프로젝트다. 제품을 제작하고 안전 인증을 받는 데만 몇 년 씩 소요될 수도 있다. 제 아무리 애플이라고 해도 가벼운 마음으로 뛰어들 프로젝트는 아니란 얘기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이나 규모를 볼 때 애플이 전기차 프로젝트를 상당히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 산업디자인 팀에는 유럽 자동차업체들에서 경험을 쌓은 베테랑 인력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해 애플에 전격 합류한 마크 뉴슨이다.

마크 뉴슨은 조너슨 아이브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 특히 둘은 절친 사이로 알려져 있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 매력적인 것은 마크 뉴슨이 포드의 콘셉 자동차를 만든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삼국지’에서 제갈량의 보좌를 받던 유비가 또 다른 책사인 방통을 영입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또 지난 해 9월 메르세데스 벤츠 북미 지역 법인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요한 융버트 영입했다.

물론 애플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선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또 애플 쪽 임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마그나 스타이어 역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 팀 쿡, 최대 1천명까지 충원 권한 부여

팀 쿡은 1년 전 ‘타이탄’ 프로젝트를 승인하면서 베테랑 제품 디자인 담당 부사장인 스티브 자네스키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자데스키 역시 포드 출신으로 아이팟과 아이폰 제작 팀을 이끈 경험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팀 쿡은 자데스키에게 ‘타이탄’ 프로젝트를 맡기면서 원하는 인력 1천명까지 마음대로 뽑아다 쓸 수 있도록 허락했다. 아이폰 개발 프로젝트 때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타이탄 프로젝트 팀은 애플 본사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에서 로봇, 금속 등을 비롯해 자동차 제작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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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애플 뿐만이 아니다. 이미 이 분야에는 테슬라란 강자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다 곳곳에서 애플과 부딪히고 있는 구글 역시 전기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구글은 운전자 없이 자동주행하는 무인차 프로젝트를 몇 년 째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개발 중인 전기차는 (구글과는 달리) 무인 주행 차량은 아니다”고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