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카오스' 과학재단 위원장 “대학도 토론하는 과학교육 필요”

일반입력 :2015/02/04 17:20

“우리나라 대학교도 학생들이 토론하고 참여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설립한 민간 재단법인, 카오스 위원장에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3일 임명됐다. 오 위원장은 국내 대학교육의 틀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과학의 대중화에 관심이 많던 오 교수는 서울대학교 후배인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의 뜻에 동참하기로 결정, 카오스 재단 위원장을 맡았다.

오 교수는 “이기형 회장도 '과학과 수학의 대중화'에 엄청난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지난해 수학콘서트에 참가했는데 무대 연출 등을 통해 재미있게 진행하는 것을 보고 동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카오스 재단 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오 교수는 “언젠가 이 회장에게 사업하는데 천문학 공부를 한 것이 도움이 되냐고 물었더니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며 “나 또한 과학이라는 것이 사회적인 부분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과학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나라 교육 방식 또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사실 과학에 대한 지식만 가르치고 있지,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하는지는 가르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중∙고등학교의 주입식 교육을 바꾸기는 쉽지 않으니, 대학과학 교육이라도 변해야 한다”며 “연구만 하는 대학 교육에서 탈피하고, 외국처럼 교수와 학생들이 한 문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하고 참여하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오 교수는 그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에서 대학교 1학년 학생들부터 어떻게 하면 과학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서울대에서부터 교육 방식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고, 관련 연구 과제도 있다”며 “이제는 논문만 잘 쓰면 상 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측에서도 토론하고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직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오 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더욱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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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교수는 “서울대 평교수를 하고 있는 지금이 좋다”며 “기관의 장을 맡을 때보다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고, 학교로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대학교수로서, 카오스 위원장으로서 과학 대중화에 힘쓰고 싶다고 답했다. 오 교수는 “현재 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강연 프로그램 ‘문화의 안과 밖’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여기는 인문학이 중심이고 과학은 양념 같은 존재”라며 “과학이 주가 되는 카오스 재단에서 과학을 대중화 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