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분쟁 방향…주가가 말한다

본격적 지분 확보 경쟁 단정하기엔 아직 일러

일반입력 :2015/01/28 15:23    수정: 2015/01/29 10:07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를 선언한 뒤 주가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두 회사가 앞으로 어떤 분쟁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 넥슨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28일 거래 시작 직후인 오전 9시1분 상한가로 직행했다. 엔씨소프트의 주식은 전날대비 14.81%오른 21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오른 것은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지분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의 지분은 넥슨(15.08%), 김택진 외 3인(10.16%), 국민연금 (6.88%), 자사주 (8.99%)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향후 주가는 몇 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계속 오를 경우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주총) 전에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인다면 넥슨과 엔씨소프트 두 회사가 서로 물러서지 않고 경영권 분쟁에 나섰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결론이 날 때까지 지분 전쟁을 펼치다는 의미에서다.

앞서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던 것도 이미 경영권 분쟁을 고려한 행보란 해석도 나왔다. 넥슨은 2012년 6월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 이후 지난해 10월 8일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15.08%로 확대한 바 있다.

일부 금융전문가들이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당분간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내면서 그 동안 우호 관계로 보였던 둘 간의 갈등이 공식화된 것”이라며 “두 회사가 추가적인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을 강화하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는 3월 28일 엔씨소프트 주주총회까지 주가는 계속 오를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잠시 오른 뒤 보합 혹은 하락할 경우

물론 넥슨과 엔씨소프트간 경영 참여 협의 결과에 따라 주가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두 회사가 경영 참여에 대한 조건부 합의를 이끌어 낸다면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하락세를 전환하거나 보합이 될 수 있는 셈.

특히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주총 전후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다면, 두 회사가 결국 조건부 합의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상승한 것이 두 회사의 경영권 분쟁에 의해 촉발됐다는 점에선 가능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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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다양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넥슨과 엔씨가 치열한 지분 싸움을 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승택 하나대투 연구원은 “넥슨 측이 최대주주 지위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엔씨소프트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 공시를 진행했다고 본다”며 “엔씨소프트 경영진과 핵심 개발자 간 관계가 끈끈해 넥슨이 지분 경쟁에 나서기 보다 이사진 참여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