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빠른 LTE폰 보조금 10만원 "그림의 떡"

실구매가 80만원 이상 줘야

일반입력 :2015/01/22 11:54    수정: 2015/01/22 13:06

이동통신 3사가 기존 LTE 보다 4배 빠른 ‘3밴드 LTE-A’ 최초 상용화를 놓고 법정공방까지 벌이며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21일부터 SK텔레콤과 KT가 먼저 단말 판매에 나서며 본격 상용화를 외쳤지만 시중 대리점에서는 3밴드 LTE-A 지원 단말을 구경조차 할 수 없고, 10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해도 지원금이 고작 10만원 안팎에 불과해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는데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2일 SK텔레콤과 KT의 휴대폰 지원금 사이트에 따르면, 3밴드 LTE-A를 지원하는 촐고가 95만7천원인 ‘갤럭시노트4 S-LTE’의 지원금은 각각 LTE전국민무한100과 순완전무한99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10만원, 14만4천원이다.

때문에 소비자가 4배 빠른 LTE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단말할부 원금으로만 85만7천원, 81만3천원을 지불해야 한다. 통상 소비자들이 2년 약정으로 구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요금과 단말비용으로 매달 13~14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KT가 최고가 요금제에서 SK텔레콤보다 4만4천원의 보조금을 더 지급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변별력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마케팅 부서에서 계속 전략은 세우고 있지만 당장 보조금 변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KT 역시 “최고가 요금제에만 14만4천원을 지원하고 있고 그 아래에서는 지원금이 10만원”이라며 “아직까지 변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무관심' 그 자체. 한 네티즌은 “기업에서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며 “속도는 현재면 당분간 만족하는데 속도경쟁은 그만하고 요금이나 내렸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너무 비싸서 사고 싶지도 않고 기존 휴대폰이 닳고 닳을 때까지 쓰겠다”며 “아직 광대역 LTE 조차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곳도 많은데 4배 빠른 LTE가 안 터지면 어쩌냐”고 지적했다.

이마저도 SK텔레콤과 KT 대리점에 갤럭시노트4 S-LTE가 구비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일선 대리점을 찾았다가 허탕을 치는 일마저 발생하고 있다. 양사가 초도 물량으로 500대씩을 확보했다고 하나 양사의 대리점이 각각 3천여곳, 2천500여곳에 달해 5~6곳 중 한 곳 에서만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판매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유통망에는 거의 재고 단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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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늘부터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풀릴 예정”이라면서도 “도매점에서 소매점까지 넘어가는 과정을 감안하면 오늘 오후가 넘어서야 소매점에도 단말기가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또 다른 3밴드 LTE 지원 단말인 LG전자의 G플렉스2가 이달 30일부터 출시될 예정이어서 4배 빠른 LTE 단말은 이달 말 정도나 돼야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