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3밴드 LTE-A 마케팅 '속앓이'

이통사 싸움 부품 문제 등 복잡한 방정식

일반입력 :2015/01/21 12:56    수정: 2015/01/21 13:43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걸고 앞다퉈 ‘3밴드 LTE-A’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내놓고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정엔 국내 시장에 한정된 제품인데다 이동통신사간 ‘세계 최초 상용화’ 법정 공방, 부품 문제까지 겹쳐 복잡한 방정식이 배경으로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이달 20일과 30일 ‘3밴드 LTE-A’, LTE 카테고리9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 S-LTE와 G플렉스2를 국내 시장에 각각 선보인다. 세계 최초 출시여서 이통사 처럼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법도 하지만 두 제조사 모두 벙어리 냉가슴이다.

S-LTE보다 A7에 더 주력하는 삼성전자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갤럭시노트4 S-LTE 출시 소식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동통신사업자인 KT가 더 적극적이었다.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비롯한 별도 발표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미 제품 공개 당시 보도자료를 냈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간 '세계 최초' 공방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에 우선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공문에 사용한 ‘샘플 공급’이라는 표현을 두고 SK텔레콤과 KT는 ‘누가 먼저 상용화에 성공했나’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시작한 참이다.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처신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단말기 유통망을 장악한 이동통신사는 삼성전자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갑’이기 떄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갤럭시노트4 S-LTE가 기존 갤럭시노트4와 출고가가 동일해 자칫 잘못하면 기존 갤럭시노트4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본체 전체를 금속 소재로 두른 중가형 제품 갤럭시A7과 갤럭시A5 등을 앞세워 연초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 제품은 22일 출시된다.■LG는 G4 앞 분위기 띄우기 주력...퀄컴이 야속해

LG전자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커브드 형태에다 빠른 차세대 통신속도를 구현하는 G플렉스2를 CES 2015에서 자신 있게 공개했고, 국내에서도 오는 22일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국내 출시 소식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례적으로 출시 일정도 오는 30일이라고 명시한 상황.

하지만 평소 직접 보도자료를 배포하던 LG전자는 관련 내용을 홍보대행사를 통해서만 언론에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이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디어데이에서 자세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어서 직접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과거 G2나 G3 등을 발표할 당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이다.

여기에는 G플렉스2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와 관련된 출시 연기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퀄컴이 TSMC 20나노 공정을 이용해 처음으로 내놓는 하이엔드 64비트 프로세서인 이 칩셋은 올해 출시될 주요 스마트폰 전략 기종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제품에 발열과 수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정 전압에서의 발열, 메모리 콘트롤러 문제에 따른 속도 저하, 그래픽 칩셋의 드라이버 오류 등의 문제로 생산 수율이 매우 낮았던 상황으로 추정한다”며 “하지만 최근 퀄컴의 설계 개선과 TSMC의 공정 개선으로 810칩의 수율 개선이 상당부분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2012년 있었던 스냅드래곤S4 플러스의 사례와 같이 과거 수율 개선이 이뤄질 경우 물량 개선은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됐던 점을 감안하면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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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G플렉스2 자체가 전작인 G플렉스와 마찬가지로 대량 판매 목적의 제품이라기보다 기술력을 입증하는 측면의 의미가 더 강하다”는 점에서도 퀄컴 프로세서의 수율 저하가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두 제조사 모두 오는 3월초 스페인에서 열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각각 갤럭시S6와 G4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그 시점까지 시장 수요를 이끄는 선에서 ‘조용한 마케팅’ 정도의 활동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