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사장단 "금시초문"

전날 "검토" 발언 뒤 "원론적 수준" 신중 입장

일반입력 :2015/01/21 11:02    수정: 2015/01/21 15:50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전일(21일) 제기된 주식 액면분할 가능성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 검토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한국거래소가 우량 고액주들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시가총액 1위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분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것과 달리 내부 반응은 신중하다.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은 21일 사장단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이외에 그룹 사장단 역시 관련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 가능성은 앞서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가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주최 코스피 저유동성 종목의 액면분할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 추진 방안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삼성전자 입장에선 액면분할을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검토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내부적으로 하자, 말자는 단계는 아니고 검토만 하고 있다”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이 발언이 삼성전자 주식 분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호재로 작용해 전일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일 대비 2.16% 상승, 137만2000원까지 올랐다. 이어 10시 25분 현재도 전일 대비 8000원 오른 138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주가가 높고 거래량이 적은 이른바 ‘황제주’의 액면가를 낮추면 거래활성화를 통한 주가 상승과 소액주주 비중 증가 등의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 액면분할은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사안으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배당확대와 함께 액면분할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특히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액면분할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태다.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액면분할까지 포함한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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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시도 과정에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무산된 전례를 겪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조원대 자사주 매입에 나선데 이어, 12월에는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전년대비 30~50% 배당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 애플은 지난해 6월 주당 60만원을 웃돌던 주식을 7대 1 비율로 액면 분할해 주가를 9만원대로 떨어뜨리는 등 기업공개 후 4차례 액면분할을 진행한 바 있다. 애플은 액면분할 후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이 5배 가량 늘고, 주가도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