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공교육, 교재보단 실습용 서비스가 효과적"

일반입력 :2015/01/21 08:25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SW)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정규 교과로 포함된다. 모든 초·중등 학생들이 SW를 필수로 배우게 된다. 컴퓨터 교육분야 전문가들은 SW교육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이상, 이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제대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제 3 년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처음 실행되는 만큼 준비기간이 결코 넉넉한 건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최근 SW교육 비영리단체 ‘SW교육봉사단’이 서울교육대학교에서 바람직한 SW공교육 방향을 모색하기위해 개최한 토론회에선 SW 공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SW교육 봉사단은 지난 2년간 전국 70여 학교에서 코딩 교실을 운영해 총 1천400여 명 학생들에게 SW를 가르치며 시행착오와 교육 노하우를 쌓은 단체다. 그런만큼, 토론회는 나름 현장의 얘기들이 반영된 분위기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SW교육 분야 전문가들은 SW가 공교육에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 교재 개발, 강사 양성, 교육 방법, 수능 반영 여부 등을 놓고 지금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선도 교사 중심으로 교사 생태계 만들어야”

홍명희 서울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SW교육에 대한 전국민의 참여와 호응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사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명희 교수는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사 약 3만 명 중 경우 당장 SW교육이 가능한 교사를 약 10%정도로 추산했다. 교대에서 코딩 교육을 받은 인원과 IT관련 동호회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의 수로 미루어 짐작한 수치다. 홍 교수는 또 최소 30~40% 교사들도 일정 연수만 받게 되면 스크래치나 코드닷오알지 같이 글로벌하게 널리 사용되고 있는 SW교육 사이트를 활용해 충분히 교육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W와 코딩에 익숙한 10%의 선도교사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고 일반 교사들도 재교육 과정을 거친다면 '누가 가르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해결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홍 교수는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행정, 교육전문가, 학부모, 대학생 등 여러 구성원들이 SW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 인력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W교육 교재 개발보다 실습 포털 개발이 중요”

백은옥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교과서 개발보다 실습을 해볼 수 있는 포털을 잘 갖춰야야 한다고 강조했다. SW교육이 책 안에서 이뤄진다면 정규과목에 들어간 것이 오히려 SW교육 확산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백 교수는 “초중고 대상 SW공모전에서 기술적 난이도를 배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식을 평가했을 때 초등학생들 작품이 가장 훌륭하다. 가능한 어렸을 때 실습을 많이 해봐야 문제 해결을 SW로 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금이라도 코드닷오알지 같이 실습을 해볼 수 있는 포털 같은 게 여러 개 생겨야 할 것 같고 그게 교과서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명희 서울교대 교수는 생활 친화적이면서 다른 과목과 연관 되는 것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나 자동문이 열릴 때, 지하철을 타기 위해 카드를 찍을 때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SW과목 수능 반영,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건 아니다”

이병모 과천중앙고 교사는 고등학교에서 SW교육 방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며 수능 선택과목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모 교사는 “SW를 수능에 넣자고 하면 ‘그 과목 또 공부하라는 거냐’는 비판이 많은데, 실제 정보과학을 수능에 넣은 다고 해도 필요한 학생들만 선택하고 그렇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정보과목을 좋아하는 데도 선택과목이 없어 다른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물고를 터주자는 얘기다.

그는 수능 과목이 되면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주요과목이 아니면 학원을 잘 다니지 안기 때문에 정보과목이 수능과목이 된다고 절대 사교육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요즘 고등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실익을 잘 계산하는지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받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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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모 교사는 SW에 소질 있는 학생들이 열심히 배울 동기를 주기 위해 대학 SW관련 학과에선 내신성적으로 정보교과를 반영해 줄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현장에선 관련된 다른 의견도 나왔다. 공정배 이나눔 대표는 “내신 및 수능에 반영하거나 자격증을 따게 하면 획일화된 교육이 될 수 있다”며 “SW공모전에서 수상한 경력을 대학에서 인정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