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홈 센서사업 생태계로 푼다

독자 개발보다 플랫폼으로 접근할 듯

일반입력 :2015/01/20 15:10    수정: 2015/01/20 15:22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솔루션의 핵심인 ‘센서’ 분야를 독자 개발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연합 생태계 전략으로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생태계 강화가 오히려 더 큰 사업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을 차세대 동력으로 삼고 핵심 요소인 센서 분야에서 주요 업체들을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센서 시장, 모바일 넘어 가전으로

기존에는 센서를 주로 모바일 기기에서 활용하면서 제한적인 영역에서 사용해왔다. 심장박동 측정부터 위치정보 파악을 위한 GPS 센서,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 센서 등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활용한 여러 용례가 등장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반응하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했고, 운동량이나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센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이달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5에서 삼성전자 가전(CE)사업부장인 윤부근 사장은 초소형 후각센서와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작인식 센서를 공개하며 가전을 비롯한 스마트홈 분야 전체에서 센서를 활용한 기능을 제공할 것임을 보여줬다.

전자 업계에서 ‘거인(Giant)’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센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센서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가트너 예상)되는데, 여기에는 모바일와 웨어러블 기기 적용에 더해 스마트홈 시장의 부상이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 생태계로 ‘확장성 갖춘 플랫폼 전략’에 초점

이러한 흐름에서 삼성전자는 센서를 전적으로 독자 개발하기보다 연합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했다는 것이 업계 주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자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모든 것을 다 직접 만들기보다는 여러 업체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콘텐츠 분야에서 제작사나 배급사, 심지어 경쟁사와도 협력을 맺고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CES 기간 발표한 ‘UHD 동맹’의 경우 LG전자와 샤프, 파나소닉 등 경쟁사는 물론 20세기폭스 등 콘텐츠 제조사와 협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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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활용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 내에는 센서에 대해서만 전담하는 조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센서 산업의 경쟁력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관련된 연구개발(R&D) 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CES에서 공개된 후각 센서 등의 제품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모호한 상태”라며 “삼성전자는 개발자대회를 비롯해 플랫폼 전략을 공개하고 외부 업체와 개발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생태계 확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반도체 업체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직접 센서 사업에 나서기 보다는 타사 제품을 활용한 생태계 규모 확장에 더 주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위치에서 굳이 다 모든 제품을 만들기보다 플랫폼 위주 전략으로 시장을 이끌어가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