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특허권, '75억 달러' 가치 있을까

2013년엔 20억 달러 내외 평가…로이터 보도 비현실적

일반입력 :2015/01/15 10:50    수정: 2015/01/15 14:3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과연 블랙베리 특허권이 75억 달러 가량의 가치가 있을까?

블랙베리 인수설은 또 다시 해프닝으로 끝났다. 로이터통신 보도로 불거졌던 삼성의 블랙베리 인수설은 두 회사가 공식 부인하면서 일단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한 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던 블랙베리 인수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삼성이 블랙베리를 인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와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삼성은 당시에도 공식 부인했다.

■ 블랙베리 인수설, 보안 플랫폼- 특허 때문

삼성전자가 블랙베리를 인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한 차례 인수설이 불거졌고,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이를 부인했었다.

2013년 9월에는 최대 주주인 페이펙스 금융지주 주도로 블랙베리 인수 작업이 실제로 추진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엔 자금 마련에 문제가 생기면서 불발됐다.

당연히 의문이 제기된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 남짓한 블랙베리가 왜 자꾸 인수설의 중심에 서는 것일까?

이론적으로는 블랙베리가 매력적인 건 크게 두 가지 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과 보유 중인 특허권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블랙베리는 한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용했을 정도로 보안 면에서 굉장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안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 플랫폼이 블랙베리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블랙베리의 또 다른 자산은 특허권이다. 로이터통신 역시 삼성이 블랙베리 인수를 추진하는 근거 중 하나로 특허권 확보를 꼽았다.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해 특허 사업에 초점을 맞춘 블랙베리 테크놀로지 솔루션(BTS)란 새로운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BTS는 블랙베리가 보유한 특허권 4만4천개와 각종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관할하는 조직이다.

■ 75억 달러 투자 협상 현실성 있을까

하지만 블랙베리 특허권 역시 이번 보도에서 거론된 대로 75억 달러 가량을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 지는 의문이다.

이 부분은 지난 2013년 블랙베리 인수설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분석 내용을 통해 간접 비교해볼 수는 있다.

당시엔 페이펙스 주도로 블랙베리 인수 작업이 추진될 때 애널리스트들은 블랙베리의 자산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보안에 초점을 맞춘 메시징 플랫폼(30억~45억 달러) ▲특허권(20억~30억 달러) ▲기타 현금과 각종 투자 관련 자산(31억 달러)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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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분석이 정확하다면 삼성이 블랙베리 인수를 위해 75억 달러까지 고려했다는 보도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특허권 외에는 삼성이 크게 눈길을 줄만한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특허권에 초점을 맞춘 인수가 투자만큼의 성과를 낼 지도 의문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