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4천만 시대에 서울 지하철 '골머리'

작년 유실물 건수 1만5천건…각종 사건사고도 많아

일반입력 :2015/01/14 14:49    수정: 2015/01/14 15:18

이재운 기자

스마트폰 사용자 4천만 시대,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이 애꿎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사용자들의 부주의로 인한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이 스마트폰 관련 골치꺼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전자 기기 관련 유실물 접수건수는 1만5천436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94.7%인 1만4천621건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갔다. 주인을 찾지 못한 800여건은 경찰로 인계됐다.

하지만 이는 유실물 센터에 접수된 건수에 대해서만 해당하는 것이어서 실제 분실 건수와 원 소유주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내에서 이어폰 없이 DMB 방송이나 노래를 듣는 이용자 때문에 불편을 겪는 사례도 종종 있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정환(67세)씨는 “이어폰 단자를 끝까지 꽂지 않은 채 노래를 듣다가 다른 이용자가 '밖으로 소리가 나온다'고 말해줘서 알고 사과한 적이 있었다”며 “주변 사람 중에는 DMB 방송을 이어폰 없이 그대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큰 소리로 전화 통화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이 때문에 서울메트로는 물론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차량 내에서 노래 감상이나 DMB 시청 시 이어폰을 사용해달라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을 정도다.

역사 내부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각종 사고도 불거진다. 서울메트로는 역사 내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걷는 것을 삼가해달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다른 사람이나 구조물 등과 부딪혀 부상을 입거나 소지품에 손상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부 승무원들이 자체적으로 “지하철 탑승 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방송을 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탑승하다 보니 승하차 과정이 지연돼 운행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 승무원은 “역에 정차하는 시간이 15초 정도에 불과한데, 시민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느라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출퇴근 시간의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스크린도어가 전면 설치되기 이전에는 탑승 중에 승강장과 차량 사이 틈으로 휴대전화를 빠뜨리는 경우도 있어 역시 승무원들이 주의를 당부하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스마트폰을 이용해 이용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시도도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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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012년 관할 노선 내에서 모유 수유시설의 위치를 안내해주는 스마트폰용 ‘아기사랑방’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배포했었지만 현재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일부 이용자들은 취객이나 고성방가 행위 등 신고를 위해 공사 고객센터 번호로 문자 제보를 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들은 “관련 사항을 점검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