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퀄컴 주도 모바일 칩 시장서 날갯짓

에이수스-레노버, 인텔 모뎀 채택 폰 잇따라 출시

일반입력 :2015/01/08 14:41    수정: 2015/01/08 15:56

이재운 기자

인텔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64비트와 LTE-A(Cat.4) 확산의 기세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ES2015를 맞아 인텔 64비트 프로세서(코드명: 무어필드)와 LTE-A 모뎀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레노버 'P70'과 에이수스 '젠폰2'가 그 주인공이다. 이전부터도 인텔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 온 두 제조사는 인텔의 새로운 전기 마련에 적극 기여하며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여기에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퀄컴 일변도'를 탈피하고자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는 움직임도 인텔에게는 긍정적인 흐름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의리의 파트너', 인텔을 웃게 하다

레노버는 지난 2013년 출시된 스마트폰 K900에 처음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올해 첫 신제품에도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여기에 LTE-A 모뎀까지 채택하면서 인텔의 행보가 넓어졌다.이는 에이수스 젠폰2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6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된 컴퓨텍스2014에서 에이수스 스마트폰 전략 기종에 이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었으나 모뎀 칩도 함께 공급하게 되면서 입지를 넓혔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수익성 스마트폰 공략 강화

인텔은 모바일 시장에서 제대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고전해왔다. 지난해 3분기 인텔의 모바일 부문 실적은 매출 100만달러에 적자폭만 10억달러에 달하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했다.

인텔은 모바일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독일 인피니언의 모바일 칩 사업부를 14억달러에, 2013년에는 후지쯔반도체의 LTE RF트랜스시버 일부 기술을 인수했다.

이후 중국산 저가형 조립식 태블릿 ‘화이트박스’ 시장에 저가 공급과 보조금 지급을 병행하는 고강수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여왔다. 하지만 판매 목표를 초과한 데 이어 오히려 수익성을 위협하는 상황이 되자 스마트폰 제조사로 눈을 돌려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특히 모뎀 칩의 탑재가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제조사들이 인텔 제품에 대해 점차 신뢰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삼성전자가 보급형이나 파생 제품 일부에 인텔 모뎀칩을 사용한 적은 있으나, 전략 기종에 잇따라 탑재되는 사례로는 사실상 처음이다.

이렇듯 모바일 시장에서 광폭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텔 모바일 사업부의 분수령은 오는 3월 초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 2015에서 얼마나 더 많은 제품에 자사 칩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바람몰이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기존의 파트너십을 뛰어 넘는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소개한 레노버와 에이수스는 인텔과 오랜 기간 협력을 이어 온 관계지만, 다른 제조사는 인텔보다는 퀄컴 제품에 이미 최적화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LG전자 등은 내부 설계 제품에 더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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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퀄컴 일변도로 흐르던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제조사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인텔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64비트 전략 제품인 스냅드래곤810 양산에 다소 차질을 빚는다는 소식에 인텔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에 어느 정도 안착하면 모바일 사업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