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기술 스타트업 중 시총 1위…비결은?

11억弗 유치, 460억弗 인정…페북이어 역대 두번째

일반입력 :2014/12/30 14:33    수정: 2014/12/30 14:3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좁쌀’ 샤오미가 전 세계 기술 스타트업 중 최고 가치를 지닌 기업에 등극했다. 역대 규모로 따져도 지난 2011년 페이스북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레이 쥔 샤오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11억 달러 투자 유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9일(현지 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투자로 샤오미는 시가 총액 46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기대치 반영된 시총, 경쟁사들 압도

지난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짧은 기간에 스마트폰 시장 강자로 떠올랐다.

IDC, 가트너 등 주요 시장 조사기관들은 지난 3분기 샤오미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를 3, 4위로 평가했다. 샤오미는 또 중국 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최대 스마트폰 업체로 떠올랐다.

이런 성장세를 인정받아 이번에 올스타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러시아 투자회사 DST 글로벌, 싱가포르의 GIC Pte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투자기업들의 기대가 반영된 시가총액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라운드를 통해 총 14억 달러를 유치했다. 투자자들이 평가한 샤오미의 시가 총액은 460억 달러. 유치금액의 30배가 넘는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 같은 기대치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도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샤오미에 이어 우버가 412억 달러로 기술 스타트업 중 시가 총액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버는 지금까지 여섯 차례 라운드에서 28억 달러를 유치했다. 투자 유치금액은 샤오미의 두 배 수준이지만 기대치가 반영된 시가 총액은 훨씬 못 미쳤다.

드롭박스, 스냅챗, 에어비앤비 등 100억 달러로 기술 스타트업 시가 총액 3위에 랭크됐지만 샤오미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반영된 시가 총액이 샤오미보다 더 많았던 기술 스타트업은 지난 2011년 당시 비상장기업이던 페이스북이 유일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가 총액 50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 진짜 경쟁력은 'HW+SW+인터넷'

'중국판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눈부신 성장을 한 스마트폰업체다. 텃밭인 중국을 비롯해 인도 같은 신흥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6천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천870만대였던 지난 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샤오미의 진짜 경쟁력은 ‘가격대 성능비’ 뛰어난 스마트폰에만 있는 건 아니다. 레이 쥔 CEO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인터넷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것이 샤오미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자체 모바일 플랫폼인 미UI(MIUI)다. 미UI는 안드로이드를 샤오미에 맞게 최적화한 플랫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달 현재 미UI 이용자가 8천500만명 수준에 이른다.

또 샤오미는 지난 달말 앱스토어 다운로드 건수가 100억 회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3개월 전인 지난 7월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샤오미가 이번에 11억 달러를 유치하면서 시가총액 460억 달러까지 인정받은 것은 이런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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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위험요인도 적지 않다. 그 중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특허 리스크다. 이미 인도에서 에릭슨에 패배해 판매금지 위기에 처한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샤오미는 특허권 보호막이 굉장히 취약한 편이다.

중국 바깥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는 문제 역시 앞으로 샤오미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엔 한 때 반짝하다가 사라질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