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쑥쑥'…이통시장 5:3:2 구도 흔들

알뜰폰 가입자 448만, 7.9% 점유율

일반입력 :2014/12/26 15:43    수정: 2014/12/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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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로 고착화 돼 있던 이동통신 시장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중저가 요금제를 표방한 알뜰폰의 성장세 때문이다. 알뜰폰 가입자가 448만명, 전체 시장의 7.8%까지 치솟으면서 시장지형이 뒤바뀌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더 뚜렷해졌다.

26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점유율은 46.3%, 26.8%, 19.0%로 나타났다.

알뜰폰 점유율은 전월 대비 0.3% 상승한 7.9%를 기록했다.특히, 11월 한 달 동안 이동통신3사의 가입자 순증은 5만1천476명에 그친 반면, 알뜰폰은 이보다 3배 많은 16만7천500명이 늘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가 각각 5만665명, 2만6천37명이 증가했으며 KT는 2만5천226명이 감소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자사계열 알뜰폰 가입자까지 포함한 시장점유율은 기존 구조와 동일한 50.02%, 30.34%, 19.64%이지만, 이통3사의 자회사(SK텔링크, KTIS, 미디어로그)들이 알뜰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에 불과해 이 같은 통계적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오히려 폭증하는 알뜰폰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케이블업계를 하나의 영역으로 묶은 것처럼 알뜰폰을 하나의 가입자군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알뜰폰의 성장이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의 휴대폰 구입패턴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고가요금제에 가입해도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통신비 다이어트를 위한 알뜰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단통법 시행 이전인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3.9%에 달했던 6만원대 이상 요금제의 가입비중이 10월에는 13.0%, 11월에는 18.3%로 감소했으며, 반대로 같은 기간 3만원대 이하 요금제 비중은 49%에서 10월 64.4%, 11월 49.9%로 늘었다.

무조건 최신 휴대폰을 고가요금제로 가입하던 패턴이 중고폰이나 자급제폰 등을 이용해 중‧저가 요금제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이통3사에서 중고폰 등으로 가입해 요금할인을 받을 경우 12%에 불과하지만 알뜰폰 유심(USIM) 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통신비를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알뜰폰의 성장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아울러,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제조사들이 출고가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상대적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이 중‧저가 모델에 보조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는 것도 알뜰폰의 확산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단통법 시행 초기에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에서 알뜰폰의 보조금이 이통3사보다 3배 이상 많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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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체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케이블 사업자들이 방송과 인터넷을 묶은 저렴한 상품으로 가입자를 크게 늘리면서 가입자 통계에 ‘종합 유선’이란 하나의 가입자군으로 분류하고 점유율을 판단하고 있다”며 “이동통신 시장 역시 알뜰폰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시장점유율에 대한 기준도 동일하게 바뀔 필요가 있으며 이를 감안하면 기존 5:3:2 구조는 깨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초고속인터넷 역무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KT의 시장지배적(약관 인가 대상) 사업자 지정을 해제했다”며 “최근 요금인가제 폐지 등의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틀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