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놓치면 아쉬울 지난주 컴퓨팅 소식

일반입력 :2014/12/22 11:18

지난주 국내 컴퓨팅 업계의 이슈는 다양성을 주제로 한 소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소수자 인권에 주목한 행사가 열렸고, 게임서비스업체가 B2B 솔루션업체에 투자했습니다. 하나로 뭉쳐 세계를 장악해보자던 세 업체는 결국 다양성이란 프레임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개발언어 분야를 주름잡았던 객체지향 언어에 이어 다양한 관점으로 프로그래밍을 바라보는 방안들도 현업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주 국내외 컴퓨팅 업계 주요 소식들을 정리했습니다.

■국내 글로벌 IT업계, 유리천장 깨나

올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갑자기 커밍아웃을 해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이밖에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대형 IT회사들이 첫 ‘다양성 보고서’를 내놓는 등 소수자 인권에 대한 IT기업의 활동이 어느때보다 활발했습니다.

국내 IT업계에도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주제로 한 행사도 열리고 있지요. VM웨어코리아가 개최한 ‘우먼 인 IT 포럼(Women in IT Forum)’으로 올해로 두번째를 맞았습니다. 17일 열린 이 행사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국내 IT업계는 극심한 남초 현상을 보이는데, 그 속에서 활약하는 여성 IT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지요. 여성 IT인을 넘어선 또 다른 다양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유재성 VM웨어코리아 사장은 "성별, 인종은 물론 다양한 문화와 소수자들을 모두 포용하는 자세가 기업에서 중요하다"며 "여성 IT인 행사를 연 것은 포용의 문화로 가기위한 노력의 작은 시작"이라고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NHN엔터, 컴퓨팅 인프라 사업 속도낸다

한게임의 후신인 NHN엔터테인먼트가 기업 네트워킹 솔루션업체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네트워킹 장비 및 솔루션을 판매해온 파이오링크가 유상증자를 했고, 이 주식 전량을 NHN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하면서 생긴 결과입니다.

게임업체인 NHN엔터테인먼트의 파이오링크 지분 인수는 의외란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월 이미 파이오링크와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습니다. 파이오링크는 또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중요한 기술요소로 평가받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에 적극 투자해온 회사입니다. 방대한 규모의 게임 서비스 인프라를 활용하는 NHN엔터테인먼트로선 충분한 투자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단, NHN엔터테인먼트의 파이오링크 투자가 단순히 내부 인프라 활용 차원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서비스형 인프라(IaaS)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게임개발사를 위한 인프라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NHN엔터인먼트는 파이오링크 투자를 통해 클라우드 및 플랫폼에 필요한 네트워크 및 보안 통합 B2B 솔루션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도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시스코-EMC, VCE 삼각동맹 와해 가속

시스코, EMC, VM웨어는 오랜 친구사이였습니다. 세 회사의 CEO가 나란히 등장해 악수와 웃음을 교환하고 VCE연합을 출범시킨 게 2009년이니 벌써 6년전입니다. 이후 시스코의 UCS서버, 넥서스 네트워킹 솔루션 등에, EMC의 스토리지, VM웨어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합한 V블록이 VCE에서 판매됐습니다.

지난 6년 간 VCE의 사업은 그다지 빛나지 못했습니다. V블록 판매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폭발적이지 못했고, 세 회사를 둘러싼 업계 환경도 많이 바뀌었지요. 때문에 지난 6년 간 세 회사의 결별설이 수시로 제기됐습니다. 각사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했고, V블록과 경쟁하는 제품까지 만들었습니다. 결국 지난 10월 EMC가 시스코의 VCE 지분을 전량 인수했습니다.

최근엔 세 회사의 결별을 암시하는 또 다른 방증이 나왔습니다. 시스코 UCS서버와 네트워킹 장비에 IBM 스토리지를 통합한 '벌사스택(VersaStack)’이 출시된 겁니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15일엔 시스코 UCS서버와 퓨어스토리지 올플래시 장비를 통합한 '플래시스택(FlashStack) CI'도 등장했습니다.

EMC와 시스코의 끈끈했던 협력관계는 이제 점점 흘러간 옛 이야기로 변해가는 느낌입니다.

■MS, '헤일로4' 개발 프레임워크 오픈소스로 공개

X박스 콘솔의 인기게임인 헤일로 시리즈는 오늘날 MS에게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윈도폰8.1에 등장한 개인용 음성비서 ‘코타나’가 헤일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이지요. 그리고 헤일로4는 MS의 애저 클라우드 기술이 인프라, 개발 플랫폼, 개발 방법론 등을 아우르게 하는 동력이었습니다. 헤일로4의 멀티플레이 서비스가 애저 클라우드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그 서비스에 동원된 여러 기술은 이전엔 사용되지 않았던 기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개발기술이 내년 오픈소스로 풀린다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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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헤일로4' 개발에 사용했던 클라우드 개발 프레임워크 ‘오슬로’를 내년초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슬로 프로젝트는 얼랭(Earlang)이란 개발언어로 처음 구현됐던 ‘액터모델’을 사용하는 개발 프레임워크입니다. 대규모 분산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인프라 기술을 잘 알지 못해도 쉽게 대규모 분산 컴퓨팅 환경을 활용하게 해준답니다. MS 연구소에서 회사 현업의 업무를 위해 개발한 이 프레임워크는 현재 3년째 MS 헤일로4 백엔드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액터모델은 본지의 필진 중 한명인 임백준 개발자가 주목할 만하다고 소개했던 기술입니다. 멀티스레드와 병렬 프로그래밍이란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로 최근 각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