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료 단일화 또 연기…2조 전쟁 승자는?

지난해 이어 단일접속료 도입 못해…2012년 수준 예상

일반입력 :2014/12/16 13:56    수정: 2014/12/16 13:57

옛 방송통신위원회(현 미래창조과학부)가 유효경쟁정책의 폐지에 따라 이미 2013년부터 적용키로 했던 유무선 상호접속료의 단일접속료 도입이 또 미뤄지게 됐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최종 결정되는 ‘2014-2015 유무선 전화망의 접속료 산정에 따른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 개정안’에서도 사업자간 접속료 차등이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접속요율은 지난 2012년 수준에서 10% 전후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초 LG그룹 통신3사간 합병 인가조건으로 제시됐던 단일 접속료 도입은 또 2년 후로 연기됐다.

정부가 접속료 차등을 유지키로 한 것은 통신시장이 여전히 5:3:2의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 선‧후발 사업자간 접속료 차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 때문이다. 접속료 단일화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접속요율을 인하함으로써 통신요금 원가 인하와 함께 후발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포석이다. ■올 접속료 2조원 수준…접속요율↓

접속료는 타 통신사의 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기간통신사간 정산하는 망이용대가로 미래부가 2년 마다 이를 개정해 고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KT가입자가 SK텔레콤 이용자에 전화를 걸 경우 요금을 받은 KT가 SK텔레콤에 망이용대가로 정산해주는 대가가 접속료다.

발신사업자가 착신사업자에게 지불하는 것이 접속료 이기 때문에 접속료 정산에서는 가입자가 많은 사업자가 유리하다. 접속요율이 높고 사용량이 많은 이동전화 접속료가 상호접속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이동통신사 간에 주고받은 접속료 총 규모는 약 2조2천억원에 달한다. 매년 접속요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올해에만도 약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에는 전년대비 평균 11.6%가 인하됐다.

최근 국회에서 통신요금 원가 인하 차원에서 접속요율 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올해 역시 10% 안팎 수준의 인하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26.27원, 26.98원, 27.04원이었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접속료는 올해 22.98원, 23.29원, 23.35원으로 평균 3.63원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접속료 차등정책 유지, LG유플러스 이득

접속료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통신사의 네트워크 투자비, 통화량, 접속수치 등 정량적 평가와 산업적 기여도나 시장동향, 정책 이슈 등 정성적 요인들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기가인터넷 전국망 서비스에 나선 KT의 경우 투자비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경쟁 활성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단통법이나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견제하는 인가제 폐지 등의 정책 이슈는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접속료 산정은 단순히 통화량과 접속수치, 네트워크 투자나 기여도 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선‧후발 사업자간 차별적 규제나 유효경쟁체제를 유지하는 정책으로써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역시 이 같은 측면에서 사업자간 차별을 인정하는 접속료 차등정책이 유지됐다. 이로인해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큰 득을 보게 됐다.

■2016년 단일접속료 도입 가능성

지난 2010년과 2012년 이통3사의 접속료 인하폭 평균은 각각 3.67원과 3.65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대단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

2010년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접속료 인하폭이 1.52원, 4.61원, 4.89원이었던 반면에, 2012년에는 3.45원, 3.72원, 3.78원이었다. 즉, 평균값은 비슷하지만 2010년에는 후발사업자의 접속료를 낮춰 차등폭을 크게 줄인 반면, 2012년에는 이통3사의 접속료를 비슷한 수준에서 낮춘 것이다.

접속료의 소수점 자리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작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수익과 손실이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0년과 2012년의 접속료 산정 결과는 천지차이인 셈이다.

미래부 안팎에서는 올해 결정되는 접속료가 2012년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9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접속료 격차가는 5.6원이었던데 반해 지난해에는 0.77원에 불과해, 선‧후발사업자간 차등을 두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접속료 차등폭이 더욱 줄어들어, 차기 접속료 산정에서는 단일접속료 도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유무선 단일접속료 논의 2018년 본격화 전망

유선전화의 경우 이동전화에 비해 통화량이 많지 않아 접속료 이슈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다만, 이동통신사업자 간 단일접속료 이슈처럼 시내전화(PSTN)와 인터넷전화(VoIP) 간에도 단일접속료 이슈가 존재한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전환되듯 시내전화가 인터넷전화로 대체되고 있어 두 서비스 간에도 접속료 차이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 접속료 격차 역시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각각 16.74원과 11.44원이었는데 올해 역시 이 격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 역시 이 추세대로라면 2018년경에는 단일접속료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점에는 이동전화 역시 2G‧3G 등 서킷기반의 음성서비스가 4G VoLTE인 패킷기반으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이동전화-유선전화 간 단일접속료 논의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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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이동전화 평균 접속료가 2년마다 평균 3.66원인 하락해 26.76원, 시내전화 접속료는 0.64원씩 낮아져 16.74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18년경에는 유무선 접속료 차이가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접속료로 인해 발생되는 통신3사의 연간 총 매출 규모가 2조원에 달해 이것이 사라지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접속료의 인하추세가 이어지고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접속료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