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팬택, 새 주인 찾기 작업 난항

2차 매각 추진 인수의향 기업 찾는데 총력

일반입력 :2014/12/12 18:30    수정: 2014/12/12 18:31

정현정 기자

공개 매각을 추진 중인 팬택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1차 매각 시도가 불발된 이후 2차 인수합병(M&A) 마저 무산될 경우 청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팬택과 매각주관사, 법원은 인수 의향 기업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팬택과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에 따르면 팬택은 당초 이날까지를 1차 목표로 투자의향 업체를 물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택과 삼정회계법인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보고했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매각 공고를 내는 전제조건이 명확한 의사를 표명한 투자자가 나타나는 것인 만큼 인수의향 기업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은 인수에 의지가 있는 투자자가 나타날 경우 실사와 투자조건 협의를 거쳐 이달 말까지 매각 일정 공고를 내고 다시 한번 공개 매각 절차를 진행한 계획이었다.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매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향후 일정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지난번과 달리 공개매각 공고 전까지 개별접촉을 통해 인수의향자를 확보하고 투자조건을 미리 논의하는 사실상 수의계약 방식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공개매각 절차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때문에 현재 팬택의 현금보유고 등을 고려할 때 이달 말까지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청산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단 팬택과 삼정회계법인은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업체들과 접촉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썬 인수대상자를 찾아 자금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회생을 위한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팬택의 인수 업체로는 인도 마이크로맥스와 화웨이, 레노버,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 등이 꾸준히 물망에 오르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12일이라는 기한을 밝히기는 했지만 이에 구애받지 않고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이 있는 업체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하며 투자자를 찾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팬택은 1차 M&A 시도에서 한 차례 유찰을 겪으면서 인수 가격과 조건 등에서 보다 유연한 태도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삼정회계법인이 추산한 팬택의 청산가치는 약 1천505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팬택의 매각 가격이 정해질 전망이다. 지난번 1차 M&A 당시 알려진 팬택의 매각 희망 금액은 2천억원 수준이었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지난 5일 1차 관계인집회에서 “회사의 회생과 채권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팬택에 관심이 있었던 국내외 회사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투자 조건, 구조 등에 대해 보다 신축적인 형태로 다시 한 번 2차 M&A를 추진하고 한다”면서 “저를 포함한 전 임직원들이 반드시 M&A를 성공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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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은 물론 채권단과 재판부 모두 매각에 대한 의지가 큰 상황이다. 팬택은 최근 스마트폰 베가아이언2와 베가팝업노트의 출고가를 파격적으로 내리는 한편, 임직원들도 내년 봄까지 급여 20%를 자발적으로 반납하기로 하고 임직원 절반 정도가 휴직에 나서는 등 자구 노력을 병행 중이다.

팬택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윤준수 수석 부장판사도 관계인 집회에서 “팬택이라는 회사가 지니는 중소기업의 상징성을 감안해 법원으로서도 가능한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도록 초기부터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상황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상황 정확히 파악하고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고민을 같이 해준다면 반드시 희망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