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아이패드 에어2’…제 점수는요

두께 확 줄고 프로세싱 파워는 더 UP

일반입력 :2014/12/09 15:23    수정: 2014/12/09 17:14

정현정 기자

‘아이패드 에어를 오징어로 만들어 버리는 아이패드 에어2?’

지난해 두께를 2mm나 줄인 아이패드 에어가 나왔을 때만 해도 신세계를 경험한 기분이었다. 아이패드 시리즈 최초로 ‘에어’라는 이름이 붙은 아이패드 에어는 두께와 무게 만으로도 아이패드 미니 이후 주춤했던 9.7인치 아이패드의 인기를 다시 되돌린 제품이었다.

그런데 또 줄었다. 아이패드 에어2의 두께는 불과 6.1mm로 전작인 아이패드 에어 7.5mm 보다 18%나 얇아졌다. 아이패드 에어2를 사용하다가 다시 아이패드 에어를 집어들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가볍게 느껴졌던 아이패드 에어가 무겁고 둔탁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얇고 가뿐하다.

없어서는 안 될 부품 중에 하나인 오디오잭의 직경을 감안하면 이제 거의 한계 수준까지 도달한 셈이다. 여기서 두께를 더 줄이려면 뭔가 새로운 폼팩터의 한계 돌파가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전과 비교해 눈에 띄는 업그레이드 사항 중 또 하나는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ID’의 탑재다. 지난해에는 스마트폰인 아이폰5S에만 터치ID가 탑재됐지만 아이패드 에어2를 시작으로 태블릿 제품군에서도 터치ID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들마다 인식률과 편의성에 대한 선호도는 갈리지만 기존 아이폰5S나 아이폰6 사용자 등 터치ID를 편리하게 사용해왔던 사용자들에게 특히 큰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얇은 두께와 함께 아이패드 에어2 하드웨어 중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해상도는 2048x1536으로 이전 세대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하지만 아이패드 에어2에는 아이폰5부터 그동안 아이폰 제품군에만 적용됐던 인셀(In-Cell) 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인셀디스플레이는 터치 센서를 액정 내부에 증착하는 방식의 디스플레이로 커버글래스-터치센서-액정 세 가지 레이어를 통합하면서 두께와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층과 층 사이에 에어갭이 사라지면서 반사율도 낮아져 사진이나 동영상이 보다 선명해진 느낌을 준다. 잡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킨 실제 종이와의 차이가 확 줄어든 느낌이다.특히 터치를 하면 손가락과 픽셀 사이에 간극이 확 좁혀지면서 이질감이 크게 줄어든 느낌이다. 터치감도 향상은 핑거페인팅 애플리케이션을 쓸 때 진가를 발휘한다. 손가락으로 쓱쓱 문지르면 손가락이 픽셀과 맞닿아 있는 듯한 터치감도로 실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느낌을 재현해준다.

디스플레이와 함께 전반적인 컴퓨팅과 그래픽 처리 성능의 향상도 이 같은 이질감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아이패드 에어2에는 64비트 A8X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A7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 대비 CPU는 40%, 그래픽은 2.5배 성능이 향상됐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프로세서 사양이 모바일 기기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지났지만 확실히 화면 연결과 애플리케이션 실행, 대용량 작업들이 부드럽게 실행된다.

지난해 처음 64비트 프로세서가 나왔을 때만 해도 그 활용도에 대한 의문이 따라붙었지만 일 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써드파티 개발사들도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느낌이다.맥에서는 이미 포토샵을 대체하고 있는 ‘픽셀메이터’는 아이패드 에어2 출시와 함께 처음으로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DSLR로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들도 복잡한 과정없이 터치만으로 빠르게 보정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예를 들어, ‘리터치’ 메뉴를 선택하고 사진 속에서 지우고 싶은 부분을 쓱쓱 문질러 주기만 하면 바로 그 부분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애플리케이션이 자동으로 주변 패턴을 인식해 자연스럽게 재현하는데 몇 초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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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패드 에어2와 함께 소개했던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 ‘리플레이’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베인글로리’ 역시 더이상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데 PC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PC와는 달리 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손쉬운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리플레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원하는 동영상들을 고르고 테마를 선택하기만 하면 곧바로 영상프레임을 분석해서 어울리는 배경을 자동으로 적용하고 리믹스를 만들어준다. 터치만으로 동영상을 앞뒤로 움직여가며 작업해도 전혀 딜레이가 없었다. 초고해상도 게임의 경우에도 어지간한 PC에서는 원활한 구동이 어려운 경우가 있지만 베인글로리의 경우에는 손가락으로 맵을 빠르게 이동하며 움직여도 렌더링이 부드럽게 이뤄져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