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김종호 사장 역할론 부상

"원가절감·속도경영 이끌 주역으로 관심 끌어"

일반입력 :2014/12/05 15:51    수정: 2014/12/05 15:51

송주영 기자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과 함께 올해 인사에서 유임된 김종호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 사장의 역할론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김종호 사장은 지난 20년 동안 휴대폰 제조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사장 인사에서 유임되면서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 사장과 함께 무선사업부에서 신종균 사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지난 4일로 마무리된 삼성그룹 사장단, 임원 인사에서 김종호 글로벌제조센터장은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과 함께 무선사업부 2인방으로 떠올랐다.

무선사업부 내에서는 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개발담당 등 3명의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은 전사 조직인 글로벌마케팅실로 자리를 옮겼다. 남은 2명의 사장이 짊어져야 할 몫은 더 커졌다.

이중 김종호 사장은 스마트폰 분야의 핵심인 제조공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는 점에서 김영기 사장이 맡고 있는 통신장비 중심의 네트워크사업부보다 짐의 무게가 더 무겁다.

한편으로는 김종호 사장의 유임은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무게중심이 제조공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내년 방향 전환의 해를 맞이할 전망이다. 내년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날개를 펴느냐 또는 추락이 이어지느냐의 기로에 서게될 중요한 시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 샤오미가 예상 외로 빠르게 부상하면서 이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깊게 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지난달 뉴욕 IR 행사에서 기본적인 전략이 바뀌어야 하고 그 시간이 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내외부에서는 스마트폰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 체질개선의 핵심 역량이 글로벌제조센터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의 내년 과제는 두가지다. 공정 비용을 줄이면서 적시에 빠르게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단 스마트폰 모델 수를 줄여 제조공정을 단순화해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베트남 공장도 비용절감의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의 빠른 램프업도 글로벌제조센터에서 해내야 할 몫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은 비용절감을 위해, 부품 내재화는 속도 경영을 위해 필요하다”며 “이 모든 것이 글로벌제조센터에서 이뤄지고 있고 김종호 사장이 센터를 끌고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적시대응을 위해서는 부품내재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품 내재화에도 속도를 기할 전망이다. IHS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갤럭시S4에서 이미 부품 가격 기준으로 내재화 비중이 63%에 달했다. 이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빠른 시장 적응력에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신속한 대응 능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내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중소기업이 난립하는 춘추전국 시대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 속에 삼성전자가 부품 수직계열화에 내재화까지 박차를 가하며 속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로 채택하는 기능은 초기 양산에서는 수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며 “자본력을 가진 삼성전자는 내재화를 통해 이를 해결해나가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김종호 사장은 제조센터장이지만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며 업무를 챙기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전국에 산재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업체를 직접 만나 세세한 기술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김종호 사장은 2009년 삼성전자 무선글로벌제조센터장에 임명된 후 2010년 부사장, 지난해 사장 승진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부상하게 될 베트남 공장의 부품 생산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