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인사 키워드 ‘성과·여성·젊은피’

세대교체 통한 신성장 동력 마련…'삼성형 패스트트랙' 실현

일반입력 :2014/12/04 11:53    수정: 2014/12/05 08:57

송주영 기자

삼성그룹 2015년 임원 승진 인사 규모가 작년 대비 대폭 줄었지만 성과을 올린 부서, 여성 인력, 젊은 피에 대한 승진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세대 교체를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이라는 삼성그룹의 방향이 이번 승진인사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4일 삼성그룹은 총 353명에 이르는 2015년 승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먼저 승진인사 숫자만 보면 지난해 476명에 이르던 규모는 올해는 123명이나 감소한 353명에 그쳤다. 전체 승진 인사폭이 축소되면서 전무 이상 승진자도 전년도 144명 대비 44명 줄어든 100명에 그쳤다.

삼성그룹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전체 승진규모도 지난해 227명에서 올해는 165명으로 62명이나 감소했다. 실적 부진 속에 삼성전자의 승진 인사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된 셈이다. 해가 바뀌면서 떠나는 임원들도 있어 삼성전자의 전체 임원 규모는 20% 이상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임원 승진인사 폭 축소는 지난 사장단 인사 때부터 감지돼왔다. 지난 2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는 4명만이 승진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사장승진 8명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인사폭은 줄었지만 여성, 발탁, 해외인사 등의 능력 차별없는 중용이라는 기조는 유지됐다. 더불어 올해 3분기 사업부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던 메모리사업부는 전체 승진규모가 줄어든 것과는 반대로 예년대비 승진자 수가 늘었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성과가 가장 높았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발탁 인사를 통해 보상을 확실히 했다. 올해는 중심이 메모리로 옯겨졌다. 반도체사업부는 지난 3분기 2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하락추세의 무선사업부 대신 실적 지지대 역할을 확실히 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2015년 임원인사 승진자 규모는 22명이다. 지난 2013년 이후 최대규모의 승진폭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승진자 수는 지난 2013년 인사에서는 14명, 지난 2014년 인사는 20명이다.

여성 승진자 수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작년 모두 15명을 기록했던 여성 임원 승진은 올해도 신임 13명 등 총 14명으로 승진 인사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는 신경영 출범 초기의 1994년 대졸 공채 출신이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해외 현지인력 중 최초로 여성 본사임원이 나왔다. 중국 본사 장단단 부총경리가 상무로 승진했다. 장단단 상무는 중국 본사에서 대외협력, 기획업무를 담당하면서 중국 현지시장을 개척하고 회사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발탁 인사 중에서는 30대 해외 현지인 본사 임원 승진이라는 파격도 있었다.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프라나브 상무는 불과 33세의 나이로 임원 대열에 합류하며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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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나브 상무는 MIT 미디어랩 출신의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천재급 인력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갤럭시 기어 혁신모델 제안, 360도 3D영상 촬영 카메라 등 신개념 혁신 UX를 개발하며 나이, 국적 등을 넘어선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실력과 성과에 기반한 인사철학을 재천명했다”며 “승진자 규모는 줄었으나 작년과 동일한 규모로 2년 이상 대발탁 인사를 실시해 역량을 발휘한 젊은 세대에게 임원등용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삼성형 패스트트랙'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