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삼성-애플 추격 '제동' 걸리나

생산-배송 기지 확대 차질…"병목 현상 맞을 수도"

일반입력 :2014/11/25 14:41    수정: 2014/11/25 17:1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짝퉁 애플'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약진하던 샤오미가 장애물을 만났다. 굳이 비유하자면 뻥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꽉 막힌 길을 만난 듯한 형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 시각) 샤오미가 생산 및 배송 병목 현상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 양대 강자인 삼성과 애플 추격 작전에 차질이 생길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레이 쥔 샤오미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주 중국에서 열린 ‘월드 인터넷 컨퍼런스 인 차이나’에서 5~10년내 삼성과 애플을 뛰어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샤오미의 이 같은 선언은 그 동안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아예 세계 최고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샤오미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 근거로 생산과 배송 문제를 꼽았다. 샤오미의 '글로벌 전략'이 생각만큼 잘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 브라질-러시아 등 5개국 진출 계획 무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생산 현지화 부분이다. 샤오미는 올해 인도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새롭게 발을 들여놨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규모 면에서 세계 3위인 인도는 샤오미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는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이들 외에도 브라질, 러시아, 태국, 멕시코, 터키 등에도 진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블룸버그가 지적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현지화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생산이나 배송면에서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상대적으로 강력한 생산 및 유통망을 갖고 있는 삼성이나 애플에 현저히 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샤오미는 올해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해야만 했다. 샤오미는 올해 인도 수요를 맞추기 위해 네 차례나 특별 비행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일반적으로 이용하던 화물 비행기로는 납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바로 현지 생산 설비 구축이다. 샤오미가 인도 공장 건립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샤오미는 향후 1, 2년 내에 인도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브라질에서도 조만간 생산 설비 구축 작업에 착수한다.

현지 생산 설비를 구축할 경우 가격 경쟁력 면에서 이점을 가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구글 출신인 휴고 바라 부사장이 잘 설명했다.

바라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브라질에서는 현지 생산품이 아닐 경우엔 판매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어마어마한 수입 관세 때문에 가격을 제대로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 샤오미, 인도 시장에서 돌파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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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부 국가 진출 계획을 뒤로 미룬 샤오미는 당분간 인도 시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를 ‘탈중국 전략’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7월 이후 인도 시장에서 저가 모델 50만대 이상 판매했다.

샤오미는 최근엔 5.5인치 화면을 장착한 레드미 노트를 바티 에어텔을 통해 인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한 야심작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