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 "서버조립업체 이미지 벗겠다"

일반입력 :2014/11/05 13:18    수정: 2014/11/13 15:52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겨냥한 종합 제품 공급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김동석 한국슈퍼마이크로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총판 디에스앤지시스템과 함께 마련한 행사를 통해 내년 국내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소개하며 이같은 본사의 전략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슈퍼마이크로는 20여년전 설립이래로 서버 시스템을 혁신해 조립할 수 있는 '빌딩블록'을 구성하고 지난해까지 이를 활용한 완제품을 공급케 됐다며 올해부터는 토털솔루션 공급 업체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마이크로는 1993년 설립됐고 10여년간 서버용 섀시, 메인보드 등 부품을 공급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는 이를 결합한 서버 완제품 사업에 진출,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사업자 데이터센터 서버 시장을 놓고 HP와 델 등 브랜드 서버 제조업체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자체 기술만으로 기업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인프라를 구축 가능한 토털솔루션 공급업체라고 자부했다. 행사 현장에서 다양한 서버 시스템 외에 스위치와 스토리지 장비까지 자체 제작,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다.

총판 협력사 디에스앤지시스템은 슈퍼마이크로가 지난 9월초 내놓은 인텔 제온 해즈웰 프로세서 기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장비 신제품과 해즈웰을 지원하면서 성능 개선을 위한 신기능을 탑재한 메인보드 신제품을 공개했다.

슈퍼마이크로 신형 완제품 시리즈 'X10'은 인텔 제온(Xeon) 10번째 프로세서 대응 모델을 뜻하는 브랜드다. 회사 측이 이 브랜드로 표준 x86 서버 아키텍처를 응용해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과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용 장비로 밀고 있는 제품까지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X10 시리즈 서버로 범용 '트윈'과 GPU 및 제온파이 보조프로세서 최적화 장비, 데이터센터 최적화(DCO) 시스템과 신형 '울트라' 아키텍처, 마이크로블레이드와 슈퍼블레이드 등 블레이드서버, 고밀도 서버 '마이크로클라우드' 제품군이 소개됐다. 이어 SDN용 10G 톱오브랙 L2 및 L3 스위치 제품, 하둡 데이터 또는 콜드스토리지 구성을 위한 스토리지 솔루션도 언급됐다.

디에스앤지시스템 측에 따르면 X10 시리즈 서버를 위한 신형 서버는 E5-2697 프로세서 기준으로 기존 '아이비브리지' 코어프로세서를 품은 제온 시리즈 대비 최대 74% 향상된 고성능컴퓨팅(HPC) 벤치마크 결과를 기록했다. CPU 부하가 큰 벤치마크에선 20~40% 나은 성능을, 메모리 부하가 큰 벤치마크에선 13% 나은 성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어 X10 시리즈 메인보드 중 범용서버를 위한 X1DRi(-T),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를 위한 X10DRC/i-T4+와 LN4+, 저가 웹서버와 애플리케이션서버로 인기라는 X10DRL-i,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나 검색엔진 서버 또는 클라우드호스팅 등 데이터센터에 알맞은 X10DDW-i(N), 과학연구나 HPC용으로 알맞은 X10DRG-Q 등의 특징이 제시됐다.

슈퍼마이크로가 X10 시리즈에 적용한 신기술은 발열 최적화, 스토리지 성능 개선, 확대된 네트워킹 연결을 비롯해 USB 3.0과 PCIe 등 입출력(I/O) 지원 강화, 자체 소프트웨어(SW)를 통한 서버 관리 등으로 요약된다.

X10 시리즈의 발열 최적화는 메인보드의 프로세서 배열을 지그재그 형태에서 일렬로 바꾸고 상세한 내부 발열 점검이 가능한 온도 모니터링 기능으로 이뤄졌다.

스토리지 성능 개선은 PCI익스프레스로 연결된 서버 내장 플래시스토리지 성능을 높이는 NVMe, 기존 SAS 스토리지 전송속도를 초당 1천200MB로 높이고 대역폭을 초당 12기가비트(Gb)로 늘린 SAS3, 전송속도를 초당 600MB로 높이고 대역폭을 초당 6Gb로 늘린 SATA3, SATA 접속을 이중화한 슈퍼DOM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이밖에 슈퍼마이크로는 서버 장비의 전력, 바이오스 업데이트, 일괄 명령 실행 작업을 관리하기 위한 관리툴 외에 '슈퍼마이크로 서버 매니저(SSM)'라는 서버 관리툴의 첫 정식판과 안드로이드 4.0 이상 환경에서 돌아가는 모바일용 원격 모니터링 도구를 소개했다.

이런 자체 SW 기반의 인프라 관리 역량 확대는 특히 슈퍼마이크로가 서버 조립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토털솔루션 사업자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묘사됐다.

김동석 한국슈퍼마이크로 대표는 슈퍼마이크로 사업영역이 토털솔루션으로 진화하려면 SW가 전제돼야 한다며 슈퍼마이크로는 다년간에 걸쳐 많은 자원을 투입해 이런 토털솔루션 실현을 위한 SW를 개발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슈퍼마이크로가 몇년간 강조해 온 '친환경컴퓨팅' 메시지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만난 슈퍼마이크로의 김 대표와 협력사 디에스앤지시스템의 서정열 대표는 저전력과 높은 냉각효율 등 그린 데이터센터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특징들이 이미 제품에 접목돼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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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신제품 소개 순서 말미에 등장한 서버 MBE-628L-816 및 416 모델은 더 나은 전력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 인텔 제온 시리즈 대신 아톰 C2000 프로세서를 탑재한 마이크로블레이드 모델로 제시됐다. 고밀도, 저전력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에 대응하려는 브랜드 서버 제조업체의 장비와 직접 맡붙을 전망이다.

현장에서 제품 소개를 맡은 피디아스 초우 슈퍼마이크로 부사장은 기업들이 이 제품을 포함한 마이크로블레이드 시리즈를 도입할 경우, 일반 시스템 대비 데이터센터 상면 95%와 케이블 연결 99%를 절감 가능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