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채용제도 어떻게 왜 바꿨나

직무 적합성 평가 강화해 다양한 인재 선발

일반입력 :2014/11/05 10:12    수정: 2014/11/05 21:37

이재운 기자

삼성그룹이 채용제도를 개편한다. 직군 별로 채용제도를 다양화하고 직무 적합성 평가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5일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전무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브리핑실에서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미래 경영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3급 신입사원(대졸) 채용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직과 기술직 대해서는 전공 이수 충실 여부에 대해 평가를 집중하는 대신 상당 수준의 가산점을 부여해 삼성직무적합성평가(SSAT)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소프트웨어 개발직은 SSAT 대신 코딩과 알고리즘 등 실제 업무 가능 능력을 평가한다.

영업직과 경영지원직의 경우 전공에 상관 없이 지원하는 만큼 해당 지원 직무에 대한 ‘직무 에세이’를 도입해 직무와 관련된 관심 정도와 구체적인 체험 사례 등에 대해 평가한다. 영업직의 경우 1박2일 면접이나 종일 면접 등을 도입해 심층적인 면접을 시행한다.

이 밖에 면접관과 지원자가 토론하는 형태가 면접에 도입되고, 창의성 면접을 추가해 지원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논리 전개 등을 평가한다.

변경된 제도는 지원자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 대졸 공채부터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류 전형 부활 여부는?

서류 전형 부활과는 다른 내용이다. 발표문에서 말씀 드렸듯이 직무적합성 평가를 새로 도입한다. 직무적합성 평가는 출신대학이나 어학연수 같은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일절 반영되지 않는다.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과해야 SSAT에 응시할 수 있다.

-시험이 2개가 되는 것 아닌가

전형단계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다. (현재는 서류전형 없이 곧장 SSAT에 응시한다.) 직무적합성 기준은 직군 별로 다르다. 연구개발직, 기술직,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은 전공 능력 위주로 평가하고, 영업직과 경영지원직은 전공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으므로 직무 적성,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가에 대해 평가한다.

예를 들어 영업직은 리더십, 팀웍, 사교성 등에 적합성을 갖췄다고 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전공 공부나 자신이 지원한 직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이나 준비과정에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영업/경영지원직 지원자는 적합성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나

직무 에세이를 제출토록 해서 이를 통해 평가하게 된다. 다양한 전공자가 지원하는 만큼 평소 지원자가 이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갖고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를 직무 에세이에 녹여서 제출했는지를 평가. 글쓰기 능력을 보는 게 아니라 정확한 직무 관련 콘텐츠가 들어있는지가 중요하다. 실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

-하지도 않은 경험이나 준비를 허위로 제출할 가능성은?

그런 경우 대비해서 심층면접을 시행해 걸러내고자 한다. 영업직의 경우 1박2일 면접, 종일 면접 형태를 새로 도입. 이를 통해 직무 에세이에 기재된 사례들에 대해 검증하고 허위 여부를 가려낼 계획이다.

-일반적인 자기소개서와 차이는?

기존 자기소개서가 성장배경 등이 위주인데 비해 직무에세이는 실제 경험을 위주로 평가한다. 주제나 분량은 각 사별로 별도 안내. 대학입시 같은 자소서가 아니라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구체적인 사례가 중요하다.

-연구개발/기술/소프트웨어 직군도 직무에세이 쓰나?

연구개발 직군은 안 쓴다. 전공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입사 후에 경영 성과가 좋은 사원을 평가해보니 전공능력과의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영업직과 경영지원직은 상관관계가 낮게 나타났다.

전공능력 평가는 대학에서 전공과목 얼마나 이수했나, 얼마나 어려운 과목 이수했나, 취득 성적이 어떤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서류전형 부활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직무와 관련된 부분만 평가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서류전형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제출된 서류를 직군별로 필요한 준비에 대해, 전공과목이나 기초과목 등에 대한 평가이므로 통상적인 의미의 스펙을 평가하는 서류전형과는 다르다.

-SSAT 응시 인원 변동은?

각 사별로 채용규모나 지원자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보다는 줄어들 것이다. 다만 SSAT 응시인원 감축이 목표는 아니나 관련 비용 감소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인문계 출신 지원자 선발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양성하는 SCSA 프로그램 시험도 변동이 있나?

지금과 같은 형태로 유지된다.

-일부 대학의 학점 인플레 현상이 우려되는데?

그런 현상이 심화된다면 기업과 대학간 신뢰관계가 성립될 수 없지 않겠나. 대학에서 운영하는 학점제도를 일단 신뢰한다는 전제로 시행하는 것.

-오픽, 토익스피킹 등 영어말하기 성적 기준은?

그 부분은 최소한의 기준으로 보고 변동하지 않을 계획이다.

-기존 열린 채용 등에 대한 다른 변동은 없나?

지방대 대상 30%, 저소득층 대상 5% 할당하는 기존 열린 채용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관련기사

-소프트웨어 개발직군은 SSAT를 보지 않게 되나?

SSAT 보지 않는다. 대신 코딩과 알고리즘 등 실제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평가하는 별도 시험으로 대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