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위기 탈출' 5대 비법은?

씨넷, "제품 단순화-지역업체 제휴 등 필요" 지적

일반입력 :2014/11/01 14:37    수정: 2014/11/04 16:4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쾌속 항진하던 삼성 모바일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3분기에 휴대폰 사업을 대표하는 무선사업부(IM) 영업이익이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삼성 스마트폰 사업에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 역시 제품 라인업을 근본적으로 개혁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씨넷은 31일(현지 시각) 삼성이 허약해진 스마트폰 사업을 개혁할 수 있는 다섯가지 방법이란 기사를 게재했다. 씨넷이 제시한 다섯가지 방법을 정리했다.1. 모델 수를 줄이라

삼성은 그 동안 가능한 모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폭넓은 제품군을 유지해왔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들은 화면 크기부터 가격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소비자들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런 정책의 최대 장점이다.

실제로 후발주자였던 삼성이 스마트폰 최대 강자로 떠오르는 과정에선 이런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씨넷은 “삼성이 너무나 많은 모델을 내놓다보니 판매업자나 소비자들 모두 그것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의 다모델 전략은 갤럭시 노트 에지처럼 특화된 제품들의 생산 비용도 증대시킨다고 씨넷이 주장했다. 갤럭시 노트 에지는 곡면 스크린을 탑재했다. 씨넷은 “삼성이 애플처럼 극단적으로 단순한 제품전략을 쓸 필요는 없겠지만 일부 제품을 없앨 경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2. 중국, 인도 등 핵심 시장 지역 사업자와 제휴 강화

그 동안 삼성은 이머징 마켓에서 선두업체로 군림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중국과 인도 시장 1위 사업자 자리를 지역업체인 샤오미와 마이크로맥스에 넘겨줬다.

특히 샤오미의 약진은 눈부시다. IDC 자료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업체로 뛰어 올랐다. 씨넷은 지역 사업자들이 부상하는 건 그 지역 소비자들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 동안 통신사들에 의존했던 삼성은 최근 들어 미국 시장에선 애플의 판매 모델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베스트바이에 ‘삼성 익스피어리언스 샵’을 설치하면서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일부 지역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선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씨넷이 지적했다. 지역 온라인 사업자와 제휴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사업자와 제휴할 경우 서비스 측면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많다. 실제로 샤오미는 중국에서 구글 앱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한다.

3.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라

그 동안 삼성의 핵심 경쟁력은 하드웨어였다. 단말기에 각종 기술을 넣는 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삼성 폰은 가장 빠른 프로세서와 가장 밝은 화면을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곡면 디스플레이 장착 면에서도 경쟁자들에 한 발 앞섰다.

하지만 이런 요소 만으론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게 씨넷의 분석이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필수라는 것이다.

씨넷은 삼성 역시 소프트웨어 쪽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그 동안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앱이나 애플 iOS 소프트웨어들은 지난 수 년 동안 많이 진화했지만 삼성 터치 위즈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 따라서 삼성은 앞으로 소비자들이 부드럽고 끊김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씨넷은 권고했다.4. 최종 목표를 정립하라

씨넷은 삼성의 3분기 순익이 폭락한 것은 저가 폰을 더 많이 판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젠 삼성이 이머징 마켓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포기해야 할 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게 씨넷의 분석이다.

즉 시장 점유율과 수익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긴 힘들다는 것. 따라서 둘 중 하나를 과감하게 포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씨넷은 “삼성이 시장 1위 업체를 포기하는 대신 고가 전략으로 가거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고급 기능을 탑재한 저가 단말기를 내놓는 전략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전략 추구업체로 꼽힌다. 반면 샤오미나 화웨이는 저가 전략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샤오미의 미4 단말기는 322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스펙인 갤럭시S5는 약정 없을 경우 650달러에 팔리고 있다. 가격 경쟁 자체가 힘들다는 얘기다.

씨넷에 따르면 20%대였던 삼성의 마진은 3분기엔 7%까지 떨어졌다.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삼성은 계속 두 자릿수 마진을 고수하길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씨넷의 지적이다.

5. 좀 더 빨리 움직이돼 두려워하진 말라

삼성은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의 저가 사업자들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 때문에 스마트폰 사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씨넷은 삼성 역시 거대 사업자들이 지나치게 느리게 움직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역시 블랙베리, 노키아, 모토로라 등의 느린 대응을 틈타 스마트폰 시장 강자로 부상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씨넷은 또 다른 충고를 했다. 틀에 박힌(knee-jerk) 반응을 보일 경우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씨넷은 “삼성이 틀에 박힌 반응을 통해 수 십 개의 새로운 단말기를 만들 수도 있고, 또 훨씬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모든 행동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되 두려움 때문에 마구 달려들지는 말라는 의미인 셈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