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공짜' 결합상품 "방송 생태계 위협"

케이블 업계 "통신사 지배력 전이"

일반입력 :2014/10/30 11:27    수정: 2014/10/30 20:51

휴대폰, 인터넷, IPTV 결합상품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높은 이동통신에 인터넷이나 IPTV를 무료로 제공하는 '공짜방송' 결합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료방송을 공짜 미끼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케이블TV 업계는 물론 방송생태계 전반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 결합마케팅이 활기를 띠면서 IPTV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기준 IPTV가입자가 1천만명을 돌파하며 고공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경쟁상품인 케이블TV 가입자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같은 기간에 1483만을 기록중에 있다.

IPTV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통신사들의 강력한 결합마케팅 덕택이다. 전국민에 필수품이 된 이동전화와 인터넷에 IPTV를 '결합상품'으로 묶고, 여기에 할인요금제까지 적용하면서 IPTV 가입자는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몇몇 통신업체들은 결합상품에 사은품 및 현금까지 지원하면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으로 휴대폰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이통 3사의 보조금 경쟁이 결합상품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통사들은 결합상품 보조금을 늘리면서, 기존 가입자를 묶어둠으로써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통신사들이 결합상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유료방송 상품인 IPTV를 공짜상품으로 끼워팔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블TV협회측은 이통사들이 결합상품을 통해 수익률이 높은 휴대폰에 대한 보조금 규제를 다른 결합 대상 상품들의 가격 할인율 및 수익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우회할 수 있다며 특히 이통사의 주상품인 통신 시장 지배력이 부상품인 방송 시장으로 전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통신사들의 이같은 결합마케팅 행태가 IPTV는 물론 전체 유료방송 서비스는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이 방송콘텐츠 제작자, 지상파 방송사들에 지원되는 방송 생태계 전반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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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방송은 공짜' 라는 인식이 양질의 방송콘텐츠 제작을 어렵게 할 것이란 지적이다. 케이블TV협회측은 IPTV 결합판매 한도를 제한하고, 할인율을 정확히 밝혀 공짜라는 인식이 없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짜 결합상품에 대한 부작용과 이에 대한 단속을 주문한 것도 이같은 취지다. 정치권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도 결합상품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