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허소송 뚝…특허괴물 사라지나

3분기 23% 감소…대법원 SW 특허 판결 영향 미친듯

일반입력 :2014/10/29 08:38    수정: 2014/10/29 09:1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대법원의 소프트웨어 특허권 관련 판결 이후 특허 소송 건수가 감소했다. 특히 특허괴물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 미국 특허 소송 건수가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스테크니카가 28일(현지 시각) 유니파이드 페이턴츠(Unified Patents)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특허권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특허괴물들의 소송 건수는 35%가 줄어들어 전체 평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에서 제기된 특허 소송은 총 1천12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을 웃도는 58%가 하이테크 관련 소송이었으며 의학 관련 소송이 19%로 그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특허 괴물들이 제기한 소송 건수다. 지난 3분기 전체 소송 중 특허 괴물들이 연루된 것은 554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송의 절반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해 특허 괴물 관련 소송 비중이 60%를 웃돈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최근 특허 소송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유니파이드 페이턴츠 뿐만이 아니다. 미국 법률정보제공업체 렉스머시나 역시 최근 지난 9월 미국 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된 특허 소송 건수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량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유니파이드 페이턴츠와 렉스머시나 모두 특허 소송 건수가 줄어든 것이 대법원 판결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추정했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 6월 CLS은행이 엘리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추상적 아이디를 특허권으로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했다.

당시 대법원은 “앨리스의 (애스크로) 기술은 일반적인 컴퓨터를 단순 실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따라서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특허권을 부여할만한 발명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법원은 소프트웨어 특허권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일반적인(generic)’ 컴퓨터 처리 과정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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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운 특허 공세에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특허 괴물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유니파이드 역시 “특허 소송이 줄어든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지는 않다”면서도 “앨리스 소송이나 미국 발명법 개정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