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플랫폼 스팀 논란 해법은 뭔가?

일반입력 :2014/10/27 10:26    수정: 2014/10/27 10:56

박소연 기자

밸브의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게임들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부터다.

스팀은 밸브 코퍼레이션이 운영 중인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전용 클라이언트를 통해 게임을 구입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미국 내에서는 독과점 우려가 불거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상당하다.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유명 게임은 물론이고 스팀이 아니었으면 접해보지도 못했을 해외 인디 게임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스팀을 통해 유동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던 지난달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게임들이 엄연히 한글화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국내법의 관리를 받고 있지 않다는 것.

박주선 의원은 스팀에서 유통되는 공식한글화 서비스 게임 138개 중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은 60개(43.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했다.

이에 국내 게임 이용자들은 크게 반발했지만 박 의원은 계속해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계속해서 해당 문제를 언급하며 형사사법공조조약을 활용해 해외 게임 개발자들을 국내 법정에 세워서라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이처럼 스팀에서 유통되는 게임들을 압박하고 나선 이유는 해당 게임들이 등급분류를 받지 않는 것이 국내 게임들과의 역차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국내 게임들은 지난 2006년 게임등급분류제가 도입된 이후 약 8천개의 게임물 전부(100%)가 등급분류를 받았다.

박 의원은 “PC게임을 기준으로 국내게임업체들이 심의수수료 36만원과 평균 9일 정도 걸리는 등급분류 심의를 기간을 감수해야 하는 반면 해외게임업체들은 등급분류를 제대로 받지 않고 있다”며 “이는 엄연히 국내 게임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 밸브는 한국어 지원 게임 업체들을 대상으로 게임위 링크와 함께 등급분류제에 대한 안내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해외게임업체들이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게임위는 영문 홈페이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심의를 받기 위한 링크나 문의 방법 등은 안내되고 있지 않다.

해당 문제가 지적되자 게임위 측은 당장 심의를 받지 않더라도 게임을 차단하지는 않을 것이며 밸브와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게임 이용자들의 불안은 크다.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13’이 지원 언어에서 한국어를 뺀 데 이어 지난 23일 오후부터 한국어 지원 게임들이 일괄적으로 한국어를 ‘지원되지 않음’으로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현재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들만 심의 결과와 함께 한국어 지원이 표시되고 있는 상황.이에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했다. 지난 2011년 개정된 오픈마켓게임법을 밸브에 적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오픈마켓게임법은 청소년이 이용 가능한 게임에 대해 오픈마켓 운영자의 자율등급분류를 허용한다. 현재 모바일 게임에 대해 이 법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인터넷 게임 전반으로 확장해 스팀 관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전병헌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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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의 주장은 게임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던 주장 중 하나다.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산업을 제도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이와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 지난 8월에는 게임위의 등급분류 통보를 받은 페이스북이 국내 게임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역차별이라는 박주선 의원의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당 업체들에 등급분류를 강제하는 건 국내 이용자들에게 피해만 줄 것”이라며 “전병헌 의원 주장대로 심의 구조를 전면 개편해 해외는 물론 국내 업체들도 등급분류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는 해결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