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VCE연합 시스코 지분 살까

일반입력 :2014/10/22 14:42

EMC가 VM웨어, 시스코시스템즈와 세운 합작법인 'VCE연합'에서 시스코의 지분을 흡수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사실일 경우 스토리지 1위 업체가 서버와 네트워킹 장비를 다루는 신사업에 진출해 기존 파트너들과 경쟁할 수도 있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EMC가 조인트벤처 VCE 지분 중 기존 시스코의 몫을 살 계획이며 해당 사업을 사내에 통합하고 향후 매출을 EMC 실적에 포함할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같은 블룸버그 보도에 인용된 또 다른 소식통은 VCE연합에서 시스코는 계속 사업상 투자자로 남게 된다면서도 다만 그 지분은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시스코가 VCE연합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건 아니란 얘기다.

EMC가 VCE연합에서 시스코 대신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UCS) 블레이드 및 랙서버 공급을 통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게 현실화하면 EMC는 더 이상 스토리지만 취급하는 회사로 바라볼 수 없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EMC가 아직 루머 단계인 이런 계획을 곧 공식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EMC가 회계 3분기 실적 공개를 위한 컨퍼런스콜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내일 신규 사업 개발에 관해 논할 것이라 예고했기 때문이다.

영국 더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EMC는 24시간내 신규 사업 개발 내용을 알리기 위한 행사를 연다. 행사는 미국 동부시각으로 23일 오전 9시반, 한국시각으로 오후 11시반부터 시작한다. EMC는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아직 VCE연합과 관련된 EMC의 행보가 기정사실화한 건 아니다. 즉 '곧 열린다'는 신규 사업 개발 관련 행사가 반드시 VCE연합 얘기일 거란 보장은 없다. EMC가 실적 발표에 맞물리는 시점에 내놓을만한 중량감 있는 소식은 뭐가 있을까.

더레지스터는 조 투치 EMC 회장의 후임 인선, 5대주주 헤지펀드가 압박한 VM웨어 분사 관련 계획, HP와의 합병 협상 관련 후속 조치, IBM 스토리지사업부 인수 같은 기존 영역 확장 등을 놓고 굵직한 발표가 있음직하다고 예상했다.

EMC의 사정과 별개로 시스코도 EMC, VM웨어와의 삼각동맹에 더 이상 집중하진 않을 전망이다. 그간 VM웨어와 네트워크가상화 분야에서, EMC와 올플래시스토리지 영역에서 형성된 경쟁 구도가 앞으로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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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V블록'에 EMC 올플래시 '익스트림IO'이 들어가면서 시스코 올플래시 'UCS인빅타' 탑재 계획이 무산된 점이나, V블록 클라우드 프로비저닝과 관리툴을 시스코와 VM웨어가 따로 만든 점도 연합의 와해 분위기를 암시했다.

시스코는 이미 VCE연합 사업에 미련이 없어 보인다. 증시전문사이트 시킹알파에 따르면 시스코는 지난 2010년 VCE연합 설립 이래 지난 7월까지 7억1천6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같은기간 6억4천4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