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태평양 가르는 인터넷길 총괄한다

9억 인터넷 가입자가 쓸 동북아 통신허브 개소

일반입력 :2014/10/21 10:19    수정: 2014/10/21 14:14

(부산=박수형 기자) KT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해저케이블 '수장 역할'을 맡는다. 국제 해저케이블 네트워크 구성부터 운용, 회선 복구, 문제 해결 등 위기 대응을 모두 책임지게 되는 것이다.

KT(대표 황창규)는 21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에 위치한 KT부산국제센터에서 세계 최대 국제 해저통신망을 운용하는 통합관제센터 ‘APG NOC’ 개소식을 열었다.

아시아 태평양 게이트웨이(APG)는 한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9개국을 연결하는 광케이블로 최대 수심 6천미터, 총 길이 약 1만1천킬로미터의 한국 중심의 국제 해저통신망이다.

인터넷월드스태츠가 2013년말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PG 9개국의 인터넷 가입자 규모는 9억명으로 아시아 전체 13억 가입자의 69%, 전세계 28억명 가입자의 32%를 점유하고 있다.

APG 구축으로 동북아시아 인터넷 이용자들이 유통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정보를 실어 나르는 새로운 바닷길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2015년 말 구축이 완료되면 ICT 강국인 우리나라가 동북아시아의 통신 허브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현재 APG 구축에는 한국의 KT와 중국의 통신3사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일본의 NTT, 싱가폴의 스타허브, 미국 페이스북 등 9개국 13개 사업자가 참여한다.

APG 데이터 전송속도는 파장당 40Gbps로 설계돼 기존 해저케이블 대비 2배 이상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편도 4차선 도로를 8차선 도로로 확장하면 교통흐름이 훨씬 원활해져 속도를 더 낼 수 있듯이, APG로 인해 국가간 인터넷 대역폭이 커져서 인터넷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또한 전송용량이 38.4Tbps인 APG가 구축 완료되면 KT는 현재 전세계 280여개 국제 해저케이블 가운데 전송용량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통신망을 운용하게 된다.

KT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 해저통신망을 관제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ICT 기업들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R&D센터의 국내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KT가 APG NOC 운용사업자로 선정된 데는 지난 30여년간 국제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을, APG 건설 초기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 KT는 1980년 국내 최초의 국제 해저케이블인 한-일간 JKC 개통을 시작으로 현재 부산과 거제에 6개의 해저케이블을 운용하며 대한민국의 국제 통신 관문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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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이번 APG NOC 운용을 통해 APG 컨소시엄으로부터 매년 11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등 네트워크 분야에 있어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었다. 해저케이블 건설공사를 담당하는 KT서브마린은 APG 구축사업에 참여해 450억원의 매출은 물론 해저케이블 유지보수사업으로 매년 11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어 그룹사간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고, KT의 국제 인터넷 트래픽도 연평균 39%씩 상승하고 있다”며 “APG NOC를 통해 국경이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한류 콘텐츠와 같은 디지털 상품들의 원활한 유통과 국내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