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 최종 격전지 중국, 누가 승자 될까?

일반입력 :2014/10/14 10:05    수정: 2014/10/14 10:08

박소연 기자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X박스 원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출시 계획이 알려지면서 14년 만에 콘솔 게임 시장을 개방한 중국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X박스 원을 공식 출시하며 먼저 중국 시장 선점에 나선 MS는 이미 그 가능성과 저력을 입증했다.

중국은 지난 1월부터 상하이자유무역지대에 한해 해외 콘솔기기 금지 정책을 철회했다. 지난 2000년 이후 모든 콘솔기기의 수입을 금지한 이후 약 14년 만에 콘솔 게임 시장을 개방한 것이다.

북미, 유럽, 일본 등 콘솔기기 시장의 주요 마켓이 이미 반쯤은 포화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시장 개방은 콘솔 업계의 빅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은 15억 인구의 10%만 콘솔기기를 구입해도 순식간에 1억5천 대가 팔려나가는 대형 신규 마켓인 셈.

때문에 MS는 올 초 중국이 콘솔 게임 시장 개방을 결정하자 발 빨리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의 자회사 베스티비와 파트너십 제휴를 맺으며 중국 진출을 준비했다.

X박스 원의 출시일이 예정된 것보다 6일가량 늦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X박스 원은 지난달 29일 기분 좋은 출발에 성공했다.

출시 당일 출시 행사 현장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 것은 물론 출시 첫 날에만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하며 X박스 원에 대한 중국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한 것이다.

애초 계획과 달리 게임 타이틀은 ‘댄스 센트럴 스포트라이트’ ‘포르자 모터스포츠 5’ 등 10종 밖에 출시되지 않았지만 14년 만에 첫 공식 출시된 콘솔게임기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반면 경쟁사들은 뒤처지는 모습이다. 닌텐도는 아직 세부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며 소니는 빨라야 오는 12월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할 전망이다.

최근 소니는 상하이자유무역지역의 공장을 통해 오는 12월부터 PS4의 포장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연간 20만 대의 PS4를 포장할 수 있다.

소니 측은 출시할 PS의 버전 등 세부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이미 X박스 원이 중국 시장에 안착한 상황이라 소니 역시 최신 제품인 PS4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소니는 올 초 상하이 대표 문화산업기업 동방명주그룹과 PS 제작 및 판매에 대해 계약을 맺으며 중국 출시를 준비했다.

다만 경쟁사인 MS의 발 빠른 움직임과 중국 내 반일감정은 소니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내 반일감정은 국내 이상이다. 오랜 역사적 갈등과 영토 분쟁 탓이다. 일본 기업들은 중국 내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2년 사실상 중국 내 마케팅 활동을 중단해야 하기도 했다.

이런 반일 감정은 여전해, 지난 5월 번스타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약 51%는 반일 감정을 이유로 들며 일본 차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닌텐도 역시 이런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슈퍼 마리오’ 시리즈 등 중국 이용자들이 좋아할만한 닌텐도 고유의 IP가 힘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독자적인 노선을 걷겠다고 밝힌 것도 닌텐도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닌텐도는 게임을 많이 경험해 보지 못한 중국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위유나 닌텐도3DS가 아닌 새로운 기기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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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중국 시장에 진입한 MS와 고삐를 쥐기 시작한 소니 그리고 독자 노선을 선포한 닌텐도. 이 셋 중 과연 누가 중국 콘솔 게임 시장의 승자가 될지 지켜볼만 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14년 만에 개방된 중국 콘솔 게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삼파전이 예상된다”며 “아무래도 MS의 X박스 원이 14년 만의 첫 콘솔 게임기라는 이름을 획득하며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지만 소니와 닌텐도의 힘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