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출시 임박…단통법 개편 '봇물'

미래부도 단통법 개정 '만지작'-아이폰6 최대 변수

일반입력 :2014/10/14 08:10    수정: 2014/10/14 13:58

그야말로 융단폭격이다. 이른바 ‘전 국민 호갱(호구+고객)법’으로 불리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이동통신사에 지불하는 요금은 그대로인데, 비싸게 휴대폰을 구매해야만 하는 현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고, 여야 의원들은 이구동성, 경쟁적으로 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이 때문에 13일 열린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단통법의 재개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통서비스를 판매하는 이통사와 단말기를 공급하는 제조사를 분리하는 ‘완전자급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최 장관은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며 “다만, 완전자급제를 실시할 경우 수만 개에 이르는 이통사 대리점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시행 보름 만에 재개정 움직임

단통법 시행에 가장 큰 불만이 있는 것은 소비자다. 휴대폰을 살 때 이통사와 제조사, 대리점이 지급하는 보조금 총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단말교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덩달아 유통업계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다. 올 상반기 이통3사의 영업정지로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룬데다 단통법으로 손님이 뚝 끊기면서 문을 닫는 유통점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다.

송호창 의원은 “단통법 이후 신규가입률은 58% 급감했고 대리점 판매량도 60%로 떨어졌다”며 “국민들은 분노하며 단통법 폐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방위원장인 홍문종 의원은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한 대도 팔지 못하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며 “장관이 현장방문을 했던 국제전자센터에도 5곳이 문을 닫았다고 상인들이 전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도 전에 전국적으로 2만5천개의 휴대폰 매장이 문을 닫을 판이라 살려달라고 한다”며 “단순한 통계와 숫자가 아니라 국민들의 고통과 눈물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실제, 미래부 국감이 열린 이날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에 입정한 휴대폰 판매점들이 이통3사를 방문해 면담을 요구하는 항의 방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분리공시 여전히 뜨거운 감자

특히, 국정감사에서는 단통법의 핵심이슈였던 분리공시 도입이 막판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규제개혁위원회가 삭제 권고하면서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송호창 의원은 “단통법에서 분리공시를 관철시키지 못해 여러 문제가 계속 빚어지고 있다”며 “법제처도 그렇고 법무법인 유권 해석에서도 영업비밀이 누설되거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하나도 없는데 기획재정부가 반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최양희 장관에 따져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은 “분리공시를 도입할 경우에도 영업비밀이 누설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특히 조해진 의원이 “분리공시 도입을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질의에는 “현재 상황에서 분리공시가 안 되더라도 당장 소비자가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법 개정에 필요한 사항으로 논의할 문제”라고 단통법 재개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미 최민희 의원을 포함한 야권에서는 단통법의 시행령‧고시 제정으로 추진된 분리공시가 모법에 위배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문제 삼아. 단통법에 분리공시를 직접 개정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분리공시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아이폰6 나오는 이달 말 최대 고비

예약판매로 24시간 동안 400만대, 첫 주말 동안 1천만대를 팔아치운 애플의 아이폰6가 이달 31일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어서 향후 단통법 판도 변화에 영향을 끼칠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미 갤럭시노트4에 대한 적은 보조금으로 뿔이 난 소비자들이 아이폰6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지원금이 책정되지 않을 경우 불만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를 통해 95만7천원으로 책정된 갤럭시노트4의 출고가가 미국의 825.99달러(한화 약 87만6천788원)보다 8만원 비싼 것으로 알려진데다, 이통사의 약정 구매를 고려해도 지원금 차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299달러에, 국내에서는 70만원대에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비난의 화살은 단통법으로 고스란히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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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출고가가 649달러와 6만7천엔으로 출시된 아이폰6(16GB)를 2년 약정으로 구입할 경우 199달러, 공짜에 판매되고 있어 국내 출고가와 보조금 규모에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의 분리공시 무산으로 이통3사와 삼성전자 간 감정의 골이 생긴 상태여서 향후 아이폰6에 대해 이통3사가 얼마나 지원금을 책정할지도 관심사”라며 “또 KT,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까지 아이폰 판매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어서 아이폰6 출시를 계기로 단통법에 대한 또 한 번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