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DB 성능관리SW업체의 야심찬 글로벌 도전

지사없이 미국서 고객부터 확보한 엑셈 스토리

일반입력 :2014/10/02 14:29

[샌프란시스코(미국)=김우용 기자]국내 금융권과 대기업 다수가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성능관리 솔루션 개발사가 미국 시장에 야심만만한 도전장을 던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2014’ 컨퍼런스에서 만난 엑셈(EXEM)이 그 주인공. 엑셈은 올해 4월 미국 법인 ‘맥스게이지(Maxguage)’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난 5월 LA카운티 정부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LA카운티 정부의 오라클DB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테스트와 컨설팅으로 입증하자, 전격적으로 도입이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이 회사가 미국 법인을 세우게 된 계기도 흥미롭다. 지난해 오픈월드2013 컨퍼런스에 즈음해 미국 AT&T가 먼저 엑셈의 소프트웨어를 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온 것이다. 엑셈은 현지법인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AT&T 빌링시스템에 성능관리솔루션을 공급하게 됐고, 급기야 미국법인 설립에도 훌륭한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에서 현지 법인을 세우기도 전에 고객부터 확보한 셈이다.엑셈 미국법인의 지사장을 맡고 있는 임중모 대표는 “미국의 공공기관은 매우 보수적이어서 입증되지 않은 외국의 솔루션은 잘 도입하지 않는다”며 “원래대로라면 50만달러어치의 하드웨어를 구매해야 해결했을 고민거리를 맥스게이지 구매만으로 해소한다는 걸 보여주자 바로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삼성전자,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의 표준 성능관리SW로 15년째 쓰여왔다는 점도 제품을 검증받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글로벌 레퍼런스를 발판삼아 원활하고 수준높은 지원 및 컨설팅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엑셈의 글로벌 진출이 미국에서 처음 이뤄진 건 아니다.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8년과 9년째 법인을 운영하면서 다수의 고객을 확보해왔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진출에 비해 미국으로 가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다. 미국 현지의 경쟁사보다 마케팅과 세일즈툴에서 앞서지 않으면 나가지 않는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십여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제품을 모두 웹버전으로 완전히 바꾸고,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UI로 개선해 준비했다.

한국오라클의 지원으로 오라클 오픈월드2014에 참가한 이유는 현지 파트너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오픈월드2014 전시를 총괄하고 있는 이정근 엑셈 전략기획담당 전무는 “올해 행사를 준비하면서 홈페이지에 삼성전자 외국법인의 매니저, DBA, 개발자 들의 인터뷰로 꾸민 고객보이스 동영상과,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메뉴, 직접 만든 테크니컬 카툰 20여편 등을 올렸다”며 “매뉴얼, 만화, 이미지, 비디오, 제품 체험 등 경험에 초점을 맞춰 꾸몄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월드에 참가한 미국 내 대형기업과 직접 만나 인지도를 쌓는 것은 물론, 미국 현지의 우수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딜리버리 서비스 파트너를 확보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천개 이상의 DB를 운영하는 업체를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중모 대표는 “한국 본사는 엔드유저 직판 전략이지만, 미국에선 채널 전략을 쓴다”며 “미국에서 좋은 파트너를 개발해야 단시간에 고객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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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틀 간의 결과는 꽤 고무적이다. 기존 고객인 AT&T에서 IT솔루션 구매관리를 담당하는 툴매니저가 부스를 방문했고, AIG도 방문했다. 파트너를 원하는 회사 다수가 찾아와 연이어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정근 전무는 “글로벌 금융회사가 많은 싱가포르 시장도 노리고 있고, 동남아, 남미 등에도 파트너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협력모델을 잘 구축하고, 우수한 제품과 컨설턴트를 지원하면 외국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