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토픽·카카오픽 사용해보니…

상대적으로 '카카오 토픽'이 완성도 높아 보여

일반입력 :2014/09/26 14:29    수정: 2014/09/26 15:40

최근 카카오가 뉴스 서비스 앱 ‘카카오 토픽’과 모바일 쇼핑 앱 ‘카카오픽’을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카오 토픽은 네이버·다음 위주로 소비되던 뉴스 시장을, 카카오픽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들이 주도하던 모바일 쇼핑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계 반응을 살펴보면 두 서비스 모두 기대만큼 뜨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기자가 직접 사용해 본 결과도 업계의 반응과 비슷하다. 카카오 토픽은 가능성을 발견했지만, 카카오픽의 경우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품 구성이 빈약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카카오 토픽 “아직은 볼거리 부족, 그러나…”

지난 24일 출시된 카카오 토픽은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추천 앱이다, 카카오가 하는 뉴스 서비스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카카오 토픽에는 뉴스 뿐 아니라 커뮤니티·블로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잡지 등의 콘텐츠들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우선적으로 110여곳의 언론사·잡지사·커뮤니티들의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지만, 아직은 볼거리가 부족해 보인다. 특정 카테고리의 경우 새로운 글들이 천천히 올라오고, 게시물 수도 적어 아직 오픈베타 서비스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카카오 토픽의 ‘투데이’ 섹션은 네이버의 메인과 유사해 보인다. 다음이 제공하는 뉴스 검색어 순위를 시작으로, 최근 이슈가 된 기사들이 타일 형태로 제공된다. 또 카카오 토픽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찜’한 글들이 순위별로 나열되고, 그 밑으로 기사와 SNS에서 뜨는 글, 각 섹션별 인기 게시물들이 뜬다.

카카오 토픽이 기존의 뉴스 서비스와 차별화 되는 점은 사용자 및 카카오 토픽 이용자들의 취향과 관심에 따라 콘텐츠 배열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투데이, 연예 섹션의 경우 사용자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특히 더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알고리즘이 고도화되기 때문에 더 이슈가 되는 내용,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글들이 더 많이 보이게 된다는 것이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가 보는 카카오 토픽과, 남들이 보는 카카오 토픽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관심 있게 본 글들을 비교적 더 편하게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한 점도 흥미를 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처럼 ‘별’ 모양 체크로 간단히 해당 콘텐츠를 평가할 수 있게 한 부분도 깔끔한 인상을 준다.

반면 카카오 토픽이 지닌 한계도 많다. 많은 이용자들이 앱 평가를 통해 밝혔듯 댓글을 작성하거나 보는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광고 글이 도배되고, 도를 넘은 비방과 비난글들이 올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지만, 댓글 보는 재미에 뉴스 서비스나 커뮤니티를 찾는 이용자들에겐 카카오 토픽은 심심할 수밖에 없다.

또 섹션이 나눠져 있지만 소셜·블로그의 글과 일반 뉴스 기사가 뒤 섞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썩 좋아보이진 않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분히 구분이 가능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읽었던 글이 사실을 전달하는 뉴스였는지, 블로거나 네티즌들의 사견이 섞인 글이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틀 정도 카카오 토픽을 사용해본 결과 든 또 하나의 생각은 아직 서비스 초반이고, 베타기간이더라도 일반인의 사용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오픈베타란 점을 감안하면 많은 고민이 있었고, 노력의 흔적들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카카오 토픽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카카오픽 “상품도 없고, 추천할 필요성도 딱히…”

카카오가 카카오 토픽보다 이틀 먼저 출시한 카카오픽의 반응은 더 냉랭해 보인다.

출시 직후만 해도 지마켓·위메프·티몬 등 기존 모바일 쇼핑을 주도했던 업체들이 긴장해야 하는 것 아닐까, 업계의 판이 새로 짜이는 것 아닐까 조심스런 예측도 해봤지만 지금 상태로는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존 카카오톡 안에 있는 ‘선물하기’ 중 일부를 단순히 떼어 놓은 그림이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추천할수록 할인가가 적용된다고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저렴하게 사야 하나 싶기도 하고 사고 싶은 품목도 딱히 몇 없어 보인다.

같은 물품이 며칠 간 계속 떠 있는가 하면, 또 어느 순간 그나마 관심 있게 봤던 상품이 매진되고 나니 선택지는 더욱 줄어든다. 분명 앱 최초 실행 시 성별과 관심분야를 설정했지만, 취향에도 맞지 않고 성별과 무관한 상품이 추천되는 건 카카오픽이 아직 설익은 서비스란 인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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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픽을 사용해 보면서 한 소셜커머스 관계자의 말이 떠오른다. 본인 회사에 괜히 1천400명이 있는 게 아니란 말이었다. IT와 유통업계가 엄연히 다른 부분이 있고, 또 더 많은 전문가와 영업력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이해가 된다.

정리하자면 카카오픽 앱을 굳이 따로 설치해서 쇼핑을 즐겨야 하는 재미를 딱히 못 찾겠다. 소셜 기능을 강조했으나 친구에게 추천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물건도 부족하고, 자칫 스펨 문자를 보내는 것 아닌가 싶어 조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