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서버 사업 경쟁사는 어떻게 보나

일반입력 :2014/09/24 15:43    수정: 2014/09/25 10:31

한국레노버가 한국IBM x86 서버 사업부 통합을 마치고 다음달 1일 국내 영업을 시작한다. 업계가 레노버 파워가 어느정도 될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당초 한국IBM x86 서버 사업 담당 인력과 유통 및 채널 파트너 등 자산이 한국레노버로 이관되는 작업이 매끄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큰 잡음은 들리지 않는다.

업계가 레노버 x86 서버 사업에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는 2가지다. 하나는 레노버가 주변 기대처럼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으로 공세를 펼칠 것인지, 다른 하나는 IBM이 약속한 것처럼 사후지원 등 기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것인지다.

경쟁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국내 x86서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HP와 델코리아 시각은 '신중한 긍정론'으로 요약된다. 상대를 바라보는 분위기에선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한국레노버에 크게 달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우선 김영채 한국HP 서버사업부 총괄 전무는 (x86 서버는 공급업체 전환이 과거 유닉스만큼 어렵지 않기 때문에) 시장은 열려 있다며 (레노버가 잘 될지, HP가 영향을 받을 지는) 고객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레노버가 향후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이미 중국 등지에서 생산과 서비스를 외주 체제로 만들어(비용 절감이 한계 상황인데)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준 델코리아, 홍콩, 타이완 엔터프라이즈솔루션 그룹 총괄 부사장도 (IBM에서 레노버로 x86 서버 사업이 넘어감에 따른 변화는) 고객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IBM x86서버 사업이 레노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탈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는 IBM x86 서버 고객 가운데 레노버를 통해 이뤄지는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해 이탈하는 사례가 생길 여지가 많다며 경쟁사들에게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IBM에서 레노버로 넘어가는 x86 서버 제품 사후관리의 서비스품질에 대한 우려는 이미 HP의 글로벌 윈백 프로모션 '스마트초이스'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한국HP는 이를 영업에 활용해 소기의 실적을 거둔 분위기다.

김영채 전무는 물론 (윈백프로모션의)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전부터 IBM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였고 HP의 서버 사업 매출은 굳이 프로모션 덕분이라 하지 않더라도 오르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한국HP는 레노버를 의식하지 않고 국내 상황에 맞는 여러 마케팅 메시지를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1일 한국레노버 x86 서버 사업이 공식 출범한 이후에도 스마트초이스 프로모션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국HP만큼은 아니지만, 델코리아도 국내 마케팅에 본사의 IBM x86 서버 사용자 대상 신규 고객 유치 방침을 반영해 왔다. 하지만 한국레노버 x86 서버 사업 출범 이후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김성준 부사장은 IBM 제품 고객 가운데 델 기반으로 전환해 만족하고 있는 실제 사례가 있다며 (윈백 마케팅으로) 가시적 성과를 냈지만 레노버 x86 출범 이후에도 지속할지 확답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한국HP와 델코리아를 제외한 서버 업체들도, 한국레노버의 동태를 일단 지켜 볼 필요는 있지만 과대평가를 경계하는 모양새다. 한국레노버가 한국IBM에게서 넘겨받은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고 발전시킬 역량이 있을지, 확실치 않다는 뉘앙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