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모바일 보안 시장, 새판 짜지나

일반입력 :2014/09/23 07:49    수정: 2014/09/23 07:50

손경호 기자

애플과 구글로 대표되는 모바일 플랫폼 회사들이 자사 OS에 기업 고객들을 위한 기능을 강화하면서 보안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과거 모바일 보안은 '모바일기기관리(MDM)'라는 이름으로만 주로 논의돼 왔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을 회사 내에 들여올 때 카메라 등 특정기능을 못쓰게 막고, 기능을 제약하는 용도로만 활용해 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존 MDM회사들은 사용자들이 업무용과 개인용을 구분해 쓸수 있도록 모바일애플리케이션관리(MAM), 모바일 가상화, 암호화 통신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모바일아이언, VM웨어로 인수된 에어워치 등이 '엔터프라이즈모빌리티매니지먼트(EMM)'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OS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EMM이 가져야하는 핵심 기능은 8가지다. 하드웨어 저장소, 애플리케이션 저장소를 따로 둬야 하며, OS 설정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모바일 앱에 대해서는 실행, 업데이트, 삭제와 함께 설정, 회사별 정책 배포 등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임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보던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격에서 기기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사내 중요 데이터에 대해서는 원격 실행, 삭제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사진, 동영상, 메모 등 모바일 콘텐트 관리 기능도 필수다.

구글이 6월 25일 구글I/O 컨퍼런스에서 처음 콘셉트를 공개한 안드로이드L은 이러한 모바일 보안 필수 요소들을 지원할 목적으로 '안드로이드 포 워크(Android for work)'라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OS단에서 안드로이드 기기를 개인용, 기업용 앱/콘텐트를 분리해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사용자 편의성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녹스(Knox) 플랫폼 중 일부를 안드로이드L에 융합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구글이 제공하는 관련 API를 통해 일반 기업은 물론, 모바일 보안회사들이 더 쉽게 필요한 보안기능을 개발/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 iOS8은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그동안 지원하지 않았던 확장성을 무기로 삼았다. 먼저 개발자들에게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통해 4천개 API를 지원한다. 또한 샌드박스(가상화 공간) 내에서 여러가지 앱들이 서로 사진, 메모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별도 '저장공간제공자'가 다른 앱들도 접근할 수 있는 문서저장공간을 제공한다. '문서 선택기'는 샌드박스 외부에 있는 파일에 접속해 사용자가 한 개 문서를 여러 곳에서 편집할 수 있도록 한다.

가트너가 발표한 EMM 분야 매직쿼드런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보안회사들 중 비전, 실행력 부문 모두 상위에 있는 리더 그룹에는 모바일아이언, 에어워치, 시트릭스, IBM, 굿테크놀로지가 이름을 올렸다.

모바일아이언 한국 담당 심재민 이사는 아직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글의 모바일 보안은 안드로이드L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 같다며 이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물론 모바일아이언을 포함한 글로벌 모바일 보안 회사들과 협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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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이사는 이어 애플은 iOS7부터 기업용 시장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iOS8에서는 기업용 기능들이 보다 확고하게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기업용 시장에서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이 60%를 넘어섰고, 기업용으로는 그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이사는 앞으로 전망에 대해 기업용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위해 EMM은 필수요소라며 모바일은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어 대응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가지 보안 기능들이 빠르게 플랫폼화된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