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관한 ‘오해와 진실’

“일정한 수면습관 확립 중요”

일반입력 :2014/09/20 10:35    수정: 2014/09/20 16:25

수면에 관한 여러 가지 속설과 관련된 정보들이 마치 사실처럼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얘기 중 상당수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그야말로 신화에 가까운 내용들이 많다.

잠들기 전 양을 세면 더 잠에 잘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부터, 약간의 술을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 등이 대표적이다.

20일 주요 외신은 잠에 대한 속설이 과연 사실을 근거로 알려진 내용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속설에 불과한지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소개했다.

■자세를 바꾸면 코골이가 멈출까

먼저 코를 고는 경우 자세를 바꾸면(혹은 파트너가 자세를 바꿔 주면) 코골이가 멈춘다고 알려져 있다.

코는 코와 목구멍의 내부에서 공기의 흐름이 막힌 경우에 발생한다. 알레르기와 부비강염, 수면 무호흡증 증후군, 코막힘, 술, 마약 등 코골이 발생 이유는 다양하다.

위를 향해 자면 코골이가 쉽게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옆으로 잔다고 해서 100% 이 증상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코를 고는 2천 명을 조사한 결과 46%는 잠버릇에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주말 동안 몰아 자면 피로가 풀릴까

단기적으로는 1~2시간 정도의 수면이 부족하다면 다음의 수면에서 또는 낮잠에서 부족분을 되찾을 수 있다. 하지만 평일 동안 매일 1~2시간 부족한 수면 시간을 주말 이틀 동안 회복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이 30명을 대상으로 잠에 관한 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이들을 며칠 간 8시간 수면을 시켜 실험의 기준을 만든다. 그 후 6일 동안 6시간 주면, 또 사흘간은 10시간 수면을 취했다.

그 결과 10시간 수면이 되레 낮의 피로와 염증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집중력도 복구되거나 회복되지 않았다.

다른 연구에서도 약간의 수면 부족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주의력 산만, 기억력 저하, 비만, 심장질환, 인슐린 저항성 등 다양한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술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밤에 자기 전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또 경고하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시면 편안하고 졸리기 때문에 이런 얘기들이 나오게 된 것. 하지만 실제로 알코올은 수면을 방해한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에 의해 다소 잠이 잘 든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수면의 질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밤중 깨거나 깊이 빠져드는 렘수면 상태가 짧아지는 등 수면에 안 좋은 영향이 있다고 외신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수면 시간이 줄어들까

노인이라고 해서 필요한 수면 시간이 짧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찍 깨어나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의 단시간 수면은 뇌의 노인반(senile plaque)의 출현과 관련이 있다. 노인반은 알츠하이머 질환,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과 관련이 있는 물질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경우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외신은 조언했다. 치료가 필요한 수면 또는 건강 문제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을 세면 잠에 잘 빠져들까

어렸을 때 잠이 오지 않으면 양을 세어 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한 마리씩 세다 보면 어느 새 잠에 빠져든다는 논리인데 사실은 오히려 역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가 실시한 불면증에 대한 최신 연구에는 양을 계산함으로써 잠이 더 잘 드는 것이 아닌, 역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보다 효과가 있는 방법은 편안한 마음으로 이에 맞는 경치를 상상하는 것이 도움을 준다고. 이런 상상을 한 그룹이 양을 센 그룹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평균 20분 일찍 잠에 들었다고 옥스퍼드 연구진은 설명했다.

■수면 무호흡증, 뚱뚱한 사람만의 문제일까

수면 무호흡증후군이 최근 자주 거론되는 가운데 뚱뚱한 사람과 노인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증상을 앓고 있는 미국인은 2천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이 높은 것은 40대 이상의 남성이지만, 이 외에도 젊은 성인과 어린이들까지도 수면 무호흡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중도 수면 무호흡증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지만 실제로는 매우 건강한 젊은이에게도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여러 수면센터에서 실시된 대규모 조사에서 피실험자 중 정상 체중을 가진 그룹은 전체의 19%였다. 그런데 이 중 54%가 수면 무호흡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 시청과 독서가 잠에 도움이 될까

이불에 들어가서 잠이 잘 오지 않을 경우 TV를 보거나 독서를 하면 편안하고 졸리게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TV의 빛은 수면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독서도 마찬가지로, 빛에 의한 영향으로 수면 시간이 빼앗겨 버린다.

수면 위생 전문가는 졸릴 때까지 침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을, 또 침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독서와 TV는 침대 이외의 장소에서 졸릴 때까지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취침 1~2시간 전에 조명을 어둡게 하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잠들기가 쉬워진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불면증 원인이 스트레스 하나뿐일까

스트레스가 수면에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불면증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불면증의 원인은 정신적 긴장, 불규칙한 수면 습관, 신체 통증, 불안증, 수면무호흡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내셔널 슬립 파운데이션 조사 결과 장기적으로 불면증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은 60%에 달했다.

관련기사

잠 의학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증상이 3주 이상 계속되면 전문가에 의해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이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외신은 “잠에 대한 몇 가지 속설을 설명했지만 이 뿐만이 아니다”면서 “밤은 빛과 전자기기를 피하고 낮에는 운동을 함으로써 일정한 수면 습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