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 사업-투자 다각화 이유는?

일반입력 :2014/09/12 11:26    수정: 2014/09/12 14:09

국내 대표 게임사가 사업 및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우리 정부의 게임 산업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적 판단이란 분석도 나왔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각 게임사들이 주력 사업인 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게임과 동일선상에 있는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확장 뿐 아니라 전혀 다른 산업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활발한 것은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다. 이 회사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비게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티켓링크와 보안업체 피앤피시큐어를 인수했다. 또 미국의 유통업체 비쓰리스타즈, 한국 쇼핑몰 호스팅 업체 고도소프트, 일본 쇼핑몰 호스팅 업체 사바웨이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NHN엔터테인먼트는 전자결제사인 한국사이버결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을 정도. 이 회사는 구주매입 및 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한국사이버결제의 지분을 사들였다. 인수한 주식 수는 510만주로 지분 비율은 30.15%이며 인수 금액은 641억 원이다.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NXC, 대표 김정주)도 투자를 다각화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명품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NXC는 지난해 노르웨이의 명품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를 5천 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토케는 100만원이 넘는 고급 유모차로 ‘강남 유모차’로 불린다.

스토케AS는 지난 1932년 스토케 일가가 창업한 회사로, 100만~200여 만 원대의 고가 유모차와 아기 침대 등을 판매한다. 지난 2006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스토케는, 유명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유모차라는 입소문을 타며 브랜드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또한 NXC는 지난 6월 어린이 완구용품인 레고의 온라인 거래사이트 ‘브릭링크’를 인수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 4월 웹툰 서비스사 레진엔터테인먼트에 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자사의 게임 IP를 활용한 사업의 시너지를 노린 전략적인 투자로 알려졌다. 게임 IP를 활용한 만화 제작과, 만화 IP의 게임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게임사의 사업 및 투자 다각화의 이유는 무엇일까. 복수의 전문가는 새 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 시너지가 가장 큰 목적이라고 했다. 게임만으로는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은 우리 정부의 게임 산업 규제가 완화되지 않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게임 규제법이 존재한다.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다. 두 규제법은 중복규제란 점에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 제공을 제한한 제도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부모와 청소년 본인의 요청에 따라 게임 이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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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보드 게임 규제법도 있다. 이 규제법은 1개월 게임머니 구매한도를 30만 원 제한, 게임머니 사용한도 1회당 3만원, 1일 10만원 손실 시 24시간 접속 제한 등의 내용을 담았다. 웹보드 게임 규제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게임사는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 등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일부 게임사가 사업 또는 투자를 다각화한 것은 안정적인 수익창출 뿐 아닌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면서 “각종 규제법 때문에 게임 산업의 성장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도 한몫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