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로벌 노리는 이유

비글로벌2014 스타트업 배틀에서 가능성 노크

일반입력 :2014/09/10 09:04    수정: 2014/09/12 00:38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문구 하나로 한국인 누구나 아는 삼국유사의 신라 경문왕 설화가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을 힘 입어 국내 스타트업이 쌓아온 경험과 노력으로 해외 시장을 노크한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익명 게시판에 불과해도 이미 국내 IT 관련 주요 기업들이 흠뻑 빠져있는 팀블라인드의 모바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이야기다.

직장인들의 사내 비밀 이야기로 오는 12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비글로벌 2014를 통해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팀블라인드는 이미 국내에서 NHN, KT, LG전자, KBS, SK플래닛,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한항공, 아모레퍼시픽 등 30개 회사 직원들을 이용자로 두고 있다.

블라인드는 국내 주요 IT 기업들에서 일했던 팀블라인드의 구성원들이 그간 겪었던 소통의 부족을 고민하다가 나오게 된 서비스다.

팀블라인드는 “직장인들의 소통을 증진시키기 위한 서비스”라면서 “소통의 한계와 아쉬움을 ‘익명’이란 방식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 더욱 사적인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면 더욱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과 같은 서비스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회사별 익명 게시판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이용자를 갖추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IT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주요 IT 회사 직원들이 모여든 점도 흥미롭다.

블라인드 서비스가 각광을 받게 된 점은 팀블라인드의 타고난 전략으로 보인다. 게시판 이용자 첫 타겟을 모바일 서비스에 익숙한 IT 이용자로 정하고, 특히 과거 익명 게시판을 운영했던 네이버를 겨냥한 것이다.

네이버 익명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자 다른 IT 회사에도 자연스레 입소문이 퍼지고, 이미 검증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함께 비밀 이야기가 오가는 만큼 확실한 보안에 대한 믿음까지 제공하며 직장인들에 큰 인기를 얻게 됐다.

기존 서비스로 이용자만 늘려간 것은 아니다. 회사별 공간에서 동종 업계의 고민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라운지’라는 게시판을 만들어 이용자 니즈를 만족시키기도 했다. 사내 게시판에서 오가는 다른 회사 이야기를 공공의 광장으로 끌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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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블라인드는 라운지를 통해 단순히 이용자 만족에만 그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페이지뷰가 3배 이상 급증하고 일평균방문자 수도 15%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손 안의 스마트폰에서 벌어지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는 1천년이 넘게 지나 이제 바다를 건너 해외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해 나선다. 고대 설화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유독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