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나뉜 반올림...7차 협상도 제자리

일반입력 :2014/09/03 22:20    수정: 2014/09/04 11:49

김다정 기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모임이 둘로 나뉜 이후 처음 가진 삼성전자와의 협상에서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피해자 가족 모두 보상 기준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3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삼성전자와 반올림,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 만나 7차 협상을 진행했다. 둘로 갈라진 피해자 가족은 의견이 엇갈렸다.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는 삼성이 제안한 우선 보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해 반올림과 뜻을 달리한 6명의 피해자 가족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가족대책위는 7차 협상에 앞서 꾸려졌으며 이에 따라 반올림 협상 대표에는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와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한혜경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만이 남게 됐다.

협상을 마치고 나온 가족대책위는 반올림과 의견차가 있더라도 처음부터 같이 협상에 참여해 왔기 때문에 끝까지 함께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올림과 의견이 다른데 같이 협상하는 것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삼성 역시 처음부터 함께 의견을 조율해 왔기 때문에 같이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며 의견조율을 하면서 반올림과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협상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오늘은 진전이 없었다며 협상주체를 3개로 봐야하느냐는 질문에 협상 주체를 3개로 보지는 않는다. 우리는 삼성이 말했듯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가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나온 반올림 대표 황상기 씨는 삼성과 의논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며 그때부터 긴 시간동안 피해자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오랜 시간 힘들게 지내고 협상이 진전이 안되다보니 보상안에 대해 조급한 생각을 하신 가족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반올림 대표를 맡고 있는 공유정옥 간사는 오늘 교섭의 핵심은 6명이 반올림에서 나가면서 독자 교섭을 하겠다는 현재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이냐였다며 그러나 오늘 6명의 가족들이 별도의 협상을 하고 싶지만 그것이 다른 협상 자리를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해줬고 이에 따라 반올림은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논의의 주체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삼성에 대답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측 협상단은 당초 반올림이 별도 협상날짜를 요구하면서 갈라진 양 측이 각기 다른 협상 테이블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차를 두고 같은 협상장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 아직까지는 갈등의 골이 그리 깊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측 협상 대표인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협상이 본 궤도에 오르는 시점에 가족들 의견이 엇갈려 몹시 난감하고 당혹스럽다며 가족대책위 6명은 지금까지와 같은 논의의 틀에서 반올림과 함께 협상을 진행하자 했고 우리 역시 같은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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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이 협상주체가 3개인 문제에 대해 삼성에 답변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이 문제의 출발점은 가족과 발병자 본인들에 있다며 반올림 대표 황상기씨와 김시녀씨 두분도 가족이며 우리는 이 분들과 함께 다 같이 협상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번 반올림과 가족대책위, 삼성전자간 협상 날짜는 오는 17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