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내부 분열?…삼성에 새로운 요구

"전원 일괄 보상"…삼성 "투명하게 협상하겠다"

일반입력 :2014/08/18 15:53

이재운 기자

반올림 측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산재 신청자 전원에 대한 일괄 보상’을 요구했다. 협상단 내부에서 일부 이견이 생기며 내부분열 가능성이 거론되자 '선별적 선(先) 보상은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협상단과 논의를 통해 기준을 정하고자 한 것일 뿐, 8명만 선별적으로 보상한다고 하지 않았고 협상단 분열 시도 의사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18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재해 신청을 낸 모든 피해자에게 일괄 보상을 약속하라고 밝혔다.

반올림 측은 “삼성은 직접 교섭에 나선 8명의 피해자에 대한 보상 논의부터 먼저 하자며 피해자들 사이를 가르려 했다”며 “보상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보상 대상이 되는 피해자들을 선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소홀과 재발방지대책 등에 대해 성의 있는 사과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드러난 피해자만 164명이고 그 중 사망자가 70명”이라며 “얼마나 더 죽고 병들어야 잘못을 인정하고 온전히 책임지려는 태도를 보일 것인가”라고 덧붙였다.지난 13일 열린 삼성전자와 반올림간 7차 교섭에서 반올림 협상 대표로 참여하는 8가족 중 5가족이 삼성전자와 피해 보상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양 측 협상에 다소 진전이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올림 측 황상기 씨를 비롯한 나머지 3가족이 이를 강하게 거부하면서 내부 분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위기론이 대두됐었다. 반올림과 삼성전자 간 다음 협상은 다음달 3일로 정해진 상태다.

반올림 관계자는 선(先) 합의 의사를 밝힌 5가족에 대한 협상단 배제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삼성 측의 완강한 자세에 선 합의 의사를 밝힌 가족들이 있긴 하지만 협상단에서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저희는 협상참여자 8분만 보상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협상단 소속) 8분과 먼저 논의를 시작해 기준과 원칙을 세운 뒤 이를 바탕으로 다른 분(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보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어 저희는 반올림 가족 내부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최종협상 타결을 위해 투명하게 협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1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있다. 고 황유미 씨의 유족이자 반올림 측 유족 대표로 나선 황상기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