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프로젝터에 블루투스 더했다

LG전자 미니빔TV 리뷰

일반입력 :2014/08/18 09:58    수정: 2014/08/19 10:11

권봉석

LG전자 미니빔TV(PW700, 이하 미니빔TV)는 블루투스 송신기를 내장한 소형 DLP 프로젝터다. 본체에 내장한 2W 스피커 이외에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스피커나 헤드폰과 연결해 선 없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해상도는 1280×800 화소, 밝기는 700 루멘이다.

연결방식은 HDMI, MHL, RGB, 와이다이(무선디스플레이), 미라캐스트 등이며 USB 플래시 메모리에 파워포인트, PDF 등 파일을 복사하면 PC 없이 프레젠테이션 가능하다. 안테나를 연결하면 지상파 디지털 방송도 볼 수 있다. 크기는 171.5×116.8, 두께는 41.5mm이며 무게는 580g으로 휴대에 부담이 적다. 별도로 판매되는 외장형 호환 배터리를 쓰면 야외에서도 쓸 수 있다. 가격은 77만원 선.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으로 소리 듣는다

미니빔TV가 세계 최초라고 내세우는 것이 블루투스 기능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을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는 영상 신호와 음성 신호 중 음성 신호만 뽑아서 블루투스 헤드폰이나 사운드바로 전달한다. 그렇지 않아도 케이블로 어지러운 프로젝터 뒤에서 오디오 케이블 하나만이라도 덜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사운드바와 연결하라고 있는 기능이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용도는 다양해진다. 특히 밤에 혼자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기 위해 무선 헤드폰을 따로 장만할 필요가 없다. 이미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그대로 쓰면 된다. 통화 기능이 있는 일부 제품은 연결이 안될 수 있다고 하지만 비츠 스튜디오 와이어리스처럼 통화 기능이 있는 헤드폰도 사용에는 지장이 없었다. 음질은 평이한 수준이다.

연결성 뛰어난 모바일 프로젝터

미니빔TV로 연결 가능한 단자는 유선만 따져도 상당히 다양하다. 구형 노트북에 흔히 달리는 15핀 D서브 단자, MHL 기능을 겸한 HDMI 단자를 갖췄다. 제품에 제공되는 변환 케이블을 꽂으면 컴포넌트, 콤퍼짓 입력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HDTV 수신용 케이블을 연결하면 지상파TV도 무료로 볼 수 있다. 다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는 물론 도심이라 해도 전파 음영 지역에서는 지상파 수신이 잘 안된다. 있으면 편리한 기능이긴 하지만 활용도는 다소 떨어진다.

스마트폰·태블릿이나 노트북 등 스마트기기 연동은 기존 거치형 프로젝터보다 오히려 낫다. 윈도 8 이상 노트북, 안드로이드 4.2(젤리빈) 이상 스마트폰·태블릿은 미라캐스트로 선 없이 연결할 수 있다. 다만 1초 내외 지연 시간은 감수해야 하며 이것이 싫다면 HDMI 케이블을 직접 꽂아야 한다. 안드로이드 기기라면 MHL 케이블을 꽂아도 작동하지만 지연 현상은 마찬가지다. NTFS나 FAT32로 포맷된 USB 플래시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연결하면 저장된 동영상과 사진도 볼 수 있다.

야간이나 실내 사용에 최적

미니빔TV는 반도체로 광원을 제어하는 DLP 방식으로 화면을 표시한다. 단초점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거리가 꽤 필요한 편이다. 40인치(101cm) 스크린을 꽉 채우는데 필요한 최단거리는 1.1미터 정도다. 밝기는 7백 안시루멘인데 형광등이 켜진 실내나 해가 진 야간, 혹은 직사광선이 가려진 텐트 안 등 외부 광원이 없는 곳에 적합한 수준이다.

최대 투사 가능 거리는 약 118인치(300cm)다. 스크린이 없다면 건물 벽에 비춰도 제법 괜찮은 화면을 얻을 수 있다. 프로젝터 내부를 식히는 냉각팬이 돌아가는 소음은 조용한 실내라면 다소 귀에 거슬리며 야외에서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 스테레오 스피커는 좌·우 출력이 각각 1W로 영화나 TV 음성을 듣는데 무리가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 포함된 대사를 증폭해 잘 들리게 만들어 주는 기능인 클리어 보이스도 내장했지만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을때는 작동하지 않는다.■결론 : 휴대성 강조했지만 실내에 더 어울리는 제품

미니빔TV는 유선·무선으로 연결 가능한 다양한 입력단자를 갖췄고 화질도 나쁘지 않다. 해상도가 풀HD에 못 미치는 1280×800 화소로 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같은 가격대 휴대용 프로젝터가 대부분 이 정도 해상도인 것을 감안하면 큰 단점은 아니다. 입력 단자나 부가 기능, 메뉴 구성이 모두 LG전자 스마트TV와 판박이라 조작에 큰 어려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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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이지만 오히려 이 제품은 야외보다는 실내에서 쓰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 야외에서도 쓸 수 있지만 프로젝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시거잭 어댑터나 외장형 보조배터리가 추가로 필요하다. 16~19V 출력이 가능하고 빔프로젝터와 호환되는 배터리는 30만원 이상이며 무게와 부피 모두 만만찮다. 이런 비용을 합하면 순식간에 백만원을 훌쩍 넘는다. 텐트 안이나 건물 외부에 화면을 비출 수 있지만 더 큰 화면을 보고 싶다면 프로젝터를 고정할 삼각대와 스크린도 챙겨야 한다. 반면 실내에서 이 제품을 쓸 경우 전원 공급을 위한 부수적인 장치는 물론 삼각대와 스크린을 굳이 마련할 필요가 없다. 벽이나 천장에 영상을 비추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미니빔TV는 휴대성을 강조했지만 배터리나 전원공급장치를 따로 휴대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여전히 남긴 제품이다. 오히려 실내에서 영화나 게임을 큰 화면으로 즐기다가 바깥에서도 잠깐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생각하는 게 좋다. 배터리 내장형 소형 프로젝터보다 훨씬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여름 휴가 때 몇 번, 보채는 아이들을 스크린 앞에 뽀통령과 또봇의 포로(?)로 잡아 놓는 용도로만 쓸 생각이라면 굳이 이런 고급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 배터리를 내장한 VGA(640×480 화소)급 프로젝터로도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