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메시지’ 기능 삭제 시작

별도 페이스북 메신저 설치 권유

일반입력 :2014/08/10 14:14

예고된 대로 페이스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메시지 기능이 점진적으로 차단되고 있다.

10일 주요 외신은 페이스북이 기본 앱에서 채팅 접속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페이스북은 별도의 메신저 앱을 통해 채팅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알렸는데,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경은 미국 사용자에게 순차 적용되고 있다. 기본 앱에서 메시지 탭을 이용해 채팅을 하려고 할 때 별도의 메신저 앱 설치가 권장된다. ‘나중에’ 버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이 버튼조차 표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나중에 버튼이 뜨지 않는 경우 읽지 않은 메시지의 존재는 명시해주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자 할 때는 페이스북 메신저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국내 페이스북 역시 메시지 탭을 클릭했을 때 화면 하단에 더 빠른 메시지 기능으로 업데이트하라는 안내 창이 뜬다. 클릭하면 ‘페이스북 메신저’ 앱 설치 화면으로 이동한다.

이에 외신은 “분명히 메신저 앱은 기본 앱을 실행시켜 메시지 탭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사용하기 쉽다”면서도 “하지만 페이스북이라는 하나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두 개의 응용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은 번거롭고 사용자 경험 전체를 놓고 봐도 장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북은 응용프로그램 또는 페이스북용 응용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여러 회사들을 인수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와츠앱을 구입한 것 역시 마찬가지 경우다. 오큘러스 리프트도 응용프로그램의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처럼 페이스북은 앱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응용프로그램이야말로 모바일 전략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직접 개발하고 있다. 스냅챗 인수에 실패하자 이와 유사한 슬링샷을 개발했으며, 피드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플립보드는 페이퍼로 재현했다. 페이스북이 앱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에는 페이스북 계열의 앱도 증가해 왔다.

페이스북은 가능한 전체 응용프로그램 시장을 지배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업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 모르지만, 용도별로 독립 실행형 응용프로그램을 내놓는 방식은 사용자에게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외신의 지적이다.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현재의 위치까지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이유 중 하나는 원스톱 소셜네트워크였기 때문이다. 사진에 댓글을 달거나 글을 올리고, 또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 등이 하나의 앱에서 실행되는 편리함 있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일부러 분해해 버리면 페이스북의 가장 핵심적인 매력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곳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여러 응용프로그램으로 나누는 것은 사용자 경험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게다가 개별 응용프로그램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다. 페이퍼는 예쁘지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슬링샷, 포크, 페이스북 카메라 모두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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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이용가치와 질이 낮은 앱을 만드느라 귀중한 자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만약 기존의 응용프로그램에 투자했더라면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것이 외신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이 응용프로그램을 늘려가는 이유는 여기에 개별적으로 광고를 게재할 수 있어서다.

외신은 “페이스북 전략은 이익에 부합하는 판단일지 모른다”면서도 “응용프로그램의 개별화 전략이 성장했다고 해서 다른 서비스도 이를 쫓아간다면 이용자들의 앱 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