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중국산 태블릿, 설 자리 없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30HD 리뷰

일반입력 :2014/08/08 09:56    수정: 2014/08/08 09:56

권봉석

에이서 아이코니아 B1-730HD(이하 B1)는 인텔 아톰칩을 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다. 7인치 1280×800 화소 IPS 디스플레이를 썼고 프로세서는 인텔 아톰 Z2560(1.6GHz, 듀얼코어)다. 내장 저장공간은 16GB, 메모리는 DDR2 1GB이며 마이크로SD카드를 꽂아 최대 32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4.2.2(젤리빈)이지만 구입후 바로 4.4.2(킷캣)로 업데이트 가능하다.

카메라는 전면 30만 화소, 후면 2백만 화소이며 천 질감이 나는 플라스틱 재질을 썼다. 네트워크는 802.11n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3.0으로 접속되며 배터리는 3천7백mAh로 최대 7시간 쓸 수 있다. 무게는 320g이며 한국에는 와이파이 버전만 발매된다. 색상은 블랙 한 종류이며 가격은 14만9천원.

가격은 보급형, 뒷면 디자인은 프리미엄

15만원 내외인 보급형 태블릿에서 말쑥한 금속재질로 겉을 감싼 제품은 보기 어렵다. 어떻게든 값을 낮춰야 하는 단가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시장인 탓이다. 대부분 플라스틱을 그냥 쓰기 마련이지만 일부 제품은 덜 미끄러지도록 무늬를 넣거나, 특수한 코팅을 해서 가죽같은 질감을 내기도 한다. B1 역시 마찬가지인데 뒷면에 불규칙한 무늬를 넣어 손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막고 모양도 냈다. 지문 등 이물질이 묻어도 여간해서는 티가 잘 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는 7인치 1280×800 화소 IPS 방식이다. 가로 폭이 넓어 전자책을 보거나 웹서핑을 할 때 더 넓은 화면을 볼 수 있다. 색상 재현도는 평균적인 수준이며 지나치게 색온도를 올려 차갑거나 색온도를 낮춰 노란 기운이 들지는 않는다. 화면을 둘러싼 테두리도 최대한 줄인 느낌이다. 무게도 320g으로 한 손으로 들고 쓰는데 큰 부담이 없다.

신호음이나 음악을 들려주는 스테레오 스피커는 공간 확보가 만만찮았던 탓인지 화면 뒤에 달았다. 생김새나 재질은 다른 보급형 태블릿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뒷면만 놓고 보면 마치 프리미엄 제품마냥 ‘포스’가 넘친다. 하지만 막상 뒷면을 톡톡 두드려 보면 공간이 비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흠이다.

보급형 태블릿에 걸맞는 성능 “가성비 최고”

B1은 최신 태블릿이지만 고성능 제품은 아니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도 인텔 태블릿·스마트폰용 프로세서인 Z2500 시리즈 중 중간 정도인 Z2560(1.6GHz, 듀얼코어)를 썼다. 7·8인치 윈도 태블릿이 흔히 쓰는 베이트레일 프로세서보다 성능이나 전력 효율은 상대적으로 나쁘다. 안드로이드 성능 측정 프로그램인 안투투 점수는 1만 9천332점으로 한 단계 아래 AP인 Z2520을 쓴 에이수스 폰패드7 LTE(1만 9천98점)보다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실제 체감 속도에 큰 차이가 없다.

3D마크 애플리케이션이 내장한 ‘아이스스톰 언리미티드’ 점수도 5782점으로 폰패드7 LTE와 큰 차이가 없다. 2D 게임 등이나 간단한 페이스북 게임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다. 재미있는 것은 운영체제를 젤리빈(4.2.2)에서 킷캣(4.4.2)으로 업데이트하면 성능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눈에 띄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안투투와 3D마크 모두 점수가 소폭 오른다. 루팅을 해야 하거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호환성 문제처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제품을 켜자마자 바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낫다.

메모리는 1GB, 저장공간은 16GB다. 같은 가격대 다른 인텔 태블릿이 저장공간을 8GB만 달고 나오는 것만 보면 상당히 넉넉한 수준이다. 마이크로SD카드를 꽂아 저장공간을 늘릴 수 있지만 32GB까지만 인식한다. 64GB(SDXC) 카드를 꽂으면 포맷이 필요하다는 메세지가 나오지만 포맷해도 정상적으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보급형 태블릿인 만큼 가격에 걸맞는 성능을 낸다고 보면 된다.

커스터마이징은 최소한에 그쳐

B1에 특별한 앱이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안드로이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잠금 화면이나 일부 아이콘 색상, 앱 아이콘 정도만 바꿨다. 잠금 화면에는 화면 잠금 해제 이외에 에이서 자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이서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이나 파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단축 메뉴를 만들어 놓았다. 전반적으로 안드로이드 레퍼런스와 큰 차이가 없고 편의 기능도 부족한 편이다.

안드로이드 기본 앱 이외에 다양한 앱이 탑재되는데 영어 오디오북 서비스 앱인 오더블, 호텔·항공권 예약 서비스 앱인 부킹닷컴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아 쓸모가 없다. 잡지 앱스토어인 지니오 역시 영어·일본어 책만 살 수 있고 한국어 잡지는 없다. 이런 앱은 업데이트를 제거하거나 ‘사용 안함’으로 설정해 화면에서 안 보이게 만들수는 있지만 루팅 등 다른 방법을 동원하기 전에는 완전히 지울 수 없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GPS는 빠졌지만 가속도 센서를 갖추고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에서 활용할 수 있다. 카메라 화소는 전면 30만, 후면 2백만 화소 정도지만 셀프 촬영이나 풍경을 찍기 위한 것은 아니다. 영수증이나 메모를 찍어서 보관하거나 QR코드를 찍는 용도, 혹은 증강현실(AR) 게임을 즐기기 위한 용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결론 : 안드로이드 태블릿 최저가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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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0만원이 안되는 저렴한 태블릿이 5백대, 1천대 단위로 매진되며 중국발 안드로이드 태블릿 바람이 불어닥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태블릿 제조사는 영세한데다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 이후 급격한 페이스로 이어지는 업데이트를 미처 따라가지 못해 사실상 쓰고 버리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커스텀 펌웨어를 구해 업데이트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벽돌’이 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국내외 대기업들이 PC수요 감소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저가 태블릿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국발 초저가 태블릿은 설 자리가 없다. 이러한 가운데 아이코니아 B1-730HD는 특히 중국·대만 업체들이 저가 경쟁을 벌이는 태블릿 시장에서도 15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최저가를 갱신했다. 펌웨어나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고 고장나면 수리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안드로이드 순정에 가까운 인터페이스로 편의 기능이 적고 기본 탑재된 앱이 한국 실정에 잘 안맞기는 하지만 싼 가격 앞에서는 충분히 용서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