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참여 퀀텀닷 디스플레이 뜰까?

색재현성 높이지만 설비투자는 부담

일반입력 :2014/08/07 17:07    수정: 2014/08/09 13:21

이재운 기자

퀀텀닷(QD, 양자점) 디스플레이 기술이 어느 정도 성장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같은 해상도에서 지금의 LED TV보다 더 선명한 화면을 즐길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기술이지만 카드뮴 성분과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LCD 광원인 백라이트유닛(BLU) 기술인 퀀텀닷 기술은 기존 LED 광원보다 더 밝아 LCD의 한계로 지적돼 온 색재현성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LED 기술은 인광 발광 소자를 백라이트 광원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퀀텀닷으로 교체하면 적·녹·청(R·G·B) 파장에 가까운 파장을 내면서 색재현성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같은 LCD 패널을 사용하면서도 더 높은 색재현성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LCD 한계 돌파할 퀀텀닷, 소니-애플 이어 삼성도 시작

퀀텀닷은 지난해부터 실제 제품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니는 지난해 하반기 퀀텀닷 형광체를 사용한 백라이트유닛(BLU)를 자사 브라비아 TV 시리즈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올 초 출시한 킨들파이어 HDX7에도 퀀텀닷 기술이 적용돼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술에 대한 주목이 집중된 것은 지난 2월 애플이 퀀텀닷 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고유의 레티나 디스플레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퀀텀닷 기술 도입을 추진한 끝에 특허 출원으로 이어졌다. 특히 태블릿이나 노트북용 화면에서 LCD 패널로 보다 높은 색재현성을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도 퀀텀닷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연말부터 기존 설비 일부를 전환해 퀀텀닷 디스플레이 생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정윤성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상무는 최근 회사 블로그를 통해 “삼성이 최근 AMOLED TV에 대한 강조를 완화하고 있어 LCD TV 성능을 높일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경쟁사인 LG전자도 그룹 내에 전자소재와 광학필름 업체를 갖고 있어 퀀텀닷 디스플레이 생태계를 잘 구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규모 투자는 신중 이미 OLED 상용화된 마당에...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재 업계에서는 패널 제조사들의 발주량이 거의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렇듯 시장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이유는 이 기술 자체가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퀀텀닷에 대해 흔히 ‘LCD와 OLED의 중간 단계 기술’이라고 부른다. 특히 LG전자가 OLED TV 강조를 외치고 있는 등 수율 문제만 해결되면 OLED TV 시장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LCD 기술인 퀀텀닷 기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제조하기 위해 일부 설비를 교체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성장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될 지 알기 어려운 신기술에 새로운 설비 투자를 하기 위해 주주를 설득하는 일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카드뮴에 대한 규제 기준도 확산을 막고 있다. 흔히 전지 등에 사용되는 카드뮴은 기형아를 유발하는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라 각 국가별로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기준이 각기 달라 세계적인 양산이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카드뮴이 없는 퀀텀닷 소재가 이미 나노코라는 업체에 의해 개발된 상태지만, 가격은 물론 퀀텀닷 시장 자체에 대한 확신이 없어 구매가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우케미칼이 나노코로부터 라이선스 사용권을 취득해 영업에 나섰지만 성과가 신통치는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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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닷 디스플레이의 수요 변화는 조금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퀀텀닷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 1%, 오는 2020년 9%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폭발적인 성장은 없어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예측이다.

정 상무는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소재가 (기존 LED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라면서도 “향후 한국 업체들이 퀀텀닷 생태계 구축을 완료하면 가격이 더 내려가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